또 '잠복기 이후' 감염…메르스 불안한 진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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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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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음압격리병실에서 한 메르스 치료 의료진이 통제구역 밖을 바라보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


병원 밖 감염발생 방역 '빨간불'

노출에서 확진까지 한달 걸리기도
기존 최대잠복기 재설정 주장 나와

118번째 확진자 남편 175번째 환자
집안에 머물다 가족간 전파 추정

아주경제 조현미·한지연·이정주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끝났는데도 메르스에 걸린 환자가 또 나왔다. 확진자와 함께 집에 머물다 감염된 병원 밖 가족 간 감염 사례도 발생했다.

메르스 신규 환자가 줄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이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메르스에 감염된 환자가 3명 추가로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 중 175번째 환자(74)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지난달 23~29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다. 14번 환자(35·퇴원)가 이 병원에 다녀간 지난달 25~27일 사이에 메르스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 노출에서 확진까지 최소 30일이 지난 이후다.

174번째 확진자(75)는 지난 4일과 8일, 9일에 삼성서울병원 외래 진료를 받았던 환자로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 날짜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확진까지 최대 18일이 걸렸다.

앞서 171번째 확진자(60·여)는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에 노출됐으나 21일에야 확진이 이뤄졌다. 최대 잠복기가 9일이나 지난 것이다.

보건당국이 메르스의 최대잠복기를 다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가족 간 전파가 확인된 것도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175번 환자는 118번 환자(67·여·6월 13일 사망)의 남편이다. 118번 환자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 남편을 병간호하다 14번 환자에게 감염됐다. 175번 환자는 부인이 확진 받은 지난 10일 이전까지 같은 집에서 생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환자는 가족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감염 경로는 정밀한 역학조사를 거쳐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건당국은 최대 잠복기 논란에 단호한 입장이다. 잠복기를 지나서 환자가 발생한 경우는 없으므로, 논의도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175번째 환자는 평택굿모닝병원에서도 메르스에 노출됐지만 지난 9일까지 함께 생활한 부인으로 통한 감염으로 보고 있다.

171번 확진자의 경우 잠복기인 지난 9일 미세한 발열 증상이 있었으며, 다만 확진 판정 기간이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메르스 최대 잠복기 14일은 발병일 분포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기준"이라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이같은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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