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발생한 자산 손실은 경제적, 심리적인 면에서 치명적이다. 또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시간도 부족하고 심적인 여유도 없는 것이 은퇴 시기다. 즉, 은퇴와 투자는 서로 상극인 시대였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투자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다. 평생의 자산관리 수단이었던 은행의 예·적금을 벗어나려는 50~60대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투자는 젋었을 때 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 금리가 경악스러운 수준이고 향후 금리가 올라도 예전과 같은 이자 소득은 기대할 수 없다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미흡하지만 이런 개인자산 관리의 변화는 고령화와 저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개인자산 관리의 변화는 우리보다 고령화와 저금리를 먼저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더욱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일본의 가계의 금융자산은 약 1700조 엔으로 대부분 예금 및 국채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지만,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에도 3조 엔의 자금이 모이는 등 개인 자금의 투자 전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는 국가다. 2018년이면 65세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5년이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수명은 계속 늘어나다 보니 은퇴 기간이 소득 활동 시기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 한국의 60대는 50대나 40대보다도 자산이 없다. 반면 일본은 60대 뿐만 아니라 70대도 40~50대보다 자산이 많다. 한국의 60대는 은퇴 후 10년 안에 돈 없는 노후를 맞이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일본의 단카이세대는 부자다. 일본의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세대는 은퇴를 하면서 주식과 펀드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 은퇴 자산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투자 자산에 대한 더 많은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은퇴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의 베이붐세대도 부동산의 유동화와 더불어 수익이 떨어지는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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