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출퇴근 시간마다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던 서울지하철 9호선에 숨통이 트인 양상이다. 시민들이 외출 및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면서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 이용객 수 역시 확연히 감소했다.
2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강서구 개화역에서 송파구 종합운동장역을 잇는 지하철 9호선의 승객은 이달 1~12일 총 517만6137명으로 나타났다. 현 상황대로면 이달 말까지 1000만명 안팎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치는 앞서 4월 한 달간 1424만3606명, 5월 1361만6329명과 비교했을 때 평균 30% 넘게 줄어든 것이다. 전달 말부터는 메르스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확진 환자 급증이 본격화된 시기이다. 137번째 환자가 판정 전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을 8일 동안 이용했던 때와 맞물린다.
올해 3월 28월 2단계 연장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을 개통한 지하철은 9호선도 메르스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달 일자별 승객 수를 살펴보면 1일 49만5756명으로 정점에 달한 뒤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렸다.
구체적으로 6월 평일의 경우 첫째주 2일 49만5346명, 3일 48만4396명, 4일 48만36명, 5일 47만5479명에 이어 둘째주 8일 44만6051명, 9일 44만7300명, 10일 44만8429명, 11일 44만5365명, 12일 46만6034명 등이었다.
지난 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심야시간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 의사이자 당시 35번째 환자가 직간접적으로 1500명 넘게 접촉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이 분위기가 지하철 9호선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지하철 9호선의 하루 평균 승객은 평일(월~금) 기준으로 4월 51만1430명, 5월 50만8215명으로 6월(1~12일) 46만8419명에 비해 10% 가량이 많다. 주말에도 또한 4~6월 각각 33만5852명→33만20명→24만5973명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오전 7~9시 출근 시간대 하루 승객은 4월 12만4785명, 5월 12만2422명, 6월 12만1214명 등이었지만 감소폭이 낮·저녁이나 주말(공휴일 포함) 대비 적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출퇴근과 등학교가 몰린 평일과 상대적으로 탄력성이 큰 주말에도 지하철 이용객은 크게 줄었다"며 "반드시 필요하지 않으면 집에 머무르거나 자가용 등을 타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통계를 보면 대중교통 수단에 따른 승객은 이달 14일이 보름 전보다 버스 20.5%(80만7000여 명), 23.6%(79만2000여 명) 적어졌다. 덩달아 업체 운송수입금도 대폭 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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