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소년 35% '먹고살기 바빠 사상교육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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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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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원자격증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해"

북한 청년 35%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당국의 사상교육을 무시한 경험이 있고, 이들은 당원 자격증을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분석이 23일 나왔다. [사진= 중국 취동즈지아망]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북한 청년 35%가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당국의 사상교육을 무시한 경험이 있고, 이들은 당원 자격증을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한다는 분석이 23일 나왔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주최한 '북한 장마당 새 세대: 그들은 누구이며 변화의 동력이 될 것인가' 학술회의에서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중 학교에서 국가나 지도자 관련 교양수업에 대해 "먹고 사는데 소용이 없거나 먹고 사는데 바빠 무시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5.1%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이들은 북한 체제가 제공했던 배급, 무상교육 등의 사회주의적 혜택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동경할 과거를 잃어버린 세대"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때문에 자신의 사회 위치와 한계를 간파하고 있고 자신들이 처한 환경 내에서 최대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전략적' 세대"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런 청년층의 특징이 노동당원이 되고 싶어 하는 욕망에서도 잘 드러난다면서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다는 개인주의적이고 시장자본주의적 이유에서 노동당원이 되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기성세대가 사회주의 체제와 국가에 대한 선망과 경외심에서 당원 신분을 '사회정치적 생명'으로 여겼다면 청년세대는 "비틀어진 북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다 취하려는 계산"에서 이를 원한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은 부당한 사회 구조에도 의문을 제기하거나 저항하지 않는 특징을 보였다.

김 교수는 응답자의 50%가 사회주의 체제에 대한 당국의 교육을 믿었다고 대답했다며 "국가와 지도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판하거나 의문을 제기하기보다는 '무관심'의 태도로 최대한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이들은 북한 사회의 구조가 부당하다는 문제의식이 희박해져 "구조 내에서 적응하기 위해 기성세대 또는 국가와 결탁하거나 희망을 버린 채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해석했다.

설문은 지난해 8∼12월 탈북 5년 이내의 20∼35세 청년 5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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