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5/06/23/20150623151757896749.jp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삼성서초사옥에서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조현미·김지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자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안이한 대처로 메르스가 확산됐다는 국민적 여론이 커지자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재단의 이사장인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사태 진화에 나선 것이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삼성서울병원 혁신을 본격화 할 전망이다.
23일 오전 11시 이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미리 준비해 온 대국민 사과문을 약 3분간 천천히 읽어 내렸다.
관련기사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한 후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메리스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과 유족 분들, 아직 치료 중이신 환자분들, 예기치 않은 격리 조치로 불편을 겪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면서 "아버님(이건희 회장)께서도 1년 넘게 병원에 누워 계셔서 환자 분들과 가족 분들께서 겪으신 불안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 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다"면서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메르스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만 47세 생일을 맞은 이 부회장은 사과문 발표를 앞두고 수일간 발표문을 가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문에는 '머리숙여 사죄한다', '책임을 통감한다',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 등의 어구를 사용하며 낮은 자세를 견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는 데로 삼성서울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할 것이란 뜻을 내비췄다.
이 부회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응급실을 포함한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부족했던 음압 병실도 충분히 갖춰서 환자 분들께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감염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 활동과 함께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이 부회장의 사과문 발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감염예방 치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 감염 질환에 대한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연구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면서 "병원과 협력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지원하는 것이 공공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 3명이 추가돼 총 환자가 17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신규 환자 중 173번째 확진자가 들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외래와 입원, 수술, 면회가 전면 중단됐다.
이 환자는 지난 5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뒤 3곳의 병원을 거쳐 강동성심병원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 폐쇄 해제 시점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당초 삼성서울병원 부분 폐쇄는 14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병원에서 감염된 확진자가 지금까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권덕철 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의 폐쇄 시점 연장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각 병원 즉각대응팀이 격리 해제의 적절성 등을 평가해 국민이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해제한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