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열린 남자골프 시즌 둘째 메이저대회 US오픈은 많은 화제를 생산했다. 특히 코스(미국 워싱턴주 챔버스베이GC)와 관련된 얘기가 많았다.
대회를 주최한 미국골프협회(USGA)의 시니어 경기위원인 토마스 페이젤은 대회 후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회의 로컬룰 등을 설명했다. 주요 사항을 요약한다.
이 코스의 페어웨이와 그린 잔디는 페스큐로 동일하다. 그래서 페어웨이와 그린의 구분이 잘 안된다. USGA에서는 그린을 구분하기 위해 그린 사이드에 동전만한 크기의 작은 점(흰 색)을 90cm 간격으로 표시해두었다. 그 점들은 연결한 선이 그린과 페어웨이를 구분하는 지점이 된다. 점의 가장 바깥 선상은 그린이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볼이 그린에 있느냐, 없느냐는 볼을 집어올려 닦을 수 있느냐, 없느냐로 귀결되므로 그린을 표시해두는 것은 당연지사다.
◆플레이선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있으면?
그린 주변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많은 골프장이 있다. 이 곳도 마찬가지다. 특히 그린과 페어웨이의 잔디가 균일하므로 그린 밖에서도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헤드에 관한 로컬룰도 규정해 두어야 혼선이 일지 않는다.
이 대회에서는 그린 주변에서 샷을 할 때 플레이선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개재될 경우 기본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니어리스트 포인트를 정하고 그로부터 한 클럽 길이내에 드롭하고 칠 수 있다. 선수들에게 띄워치는 것뿐 아니라, 굴려치는 옵션을 부여하기 위한 취지라고 한다.
단,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하나는 스프링클러 헤드가 그린 가장자리로부터 두 클럽 길이내에 있어야 하고, 볼로부터 두 클럽 길이내에 있어야 한다. 이른바 ‘2-2 원칙’이다.
요약건대 그린 가장자리에서 최대 네 클럽 길이 내에 볼이 멈춰있을 경우 볼∼홀에 스프링클러 헤드가 자리잡고 있다면 구제받을 수 있는 것이다.
스프링클러 헤드가 스윙이나 스탠스에 방해가 되지 않더라도 그린 주변에서 플레이선에 개재될 경우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이번 대회처럼 구제받도록 하는 로컬룰을 둔다. 그러나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서는 구제를 허용하지 않는다. 퍼터로 치지 않고, 웨지로 띄워칠 수 있는데 굳이 구제를 해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벙커안에 나뒹구는 돌멩이는?
돌멩이는 루스 임페디먼트다. 볼과 루스 임페디먼트가 동일한 해저드에 있을 경우 규칙상 구제받지 못한다. 다만, 부상 위험이 있거나 돌멩이가 많은 코스에서는 ‘돌멩이를 움직일 수 있는 장애물로 간주한다’는 로컬룰을 두어 치울 수 있도록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 로컬룰을 적용했다. 페이젤 위원은 “이 조항은 순전히 안전 때문에 만들었다”고 밝혔다.
단, 돌멩이 전부나 일부가 드러나 있어서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것만 치울 수 있도록 했다. 모래 아래에 박혀있는 돌멩이를 파내거나 끄집어낼 수는 없도록 했다.
◆작은 바위도 인공장애물?
바위가 많았다. 바위는 움직일 수 있으면 루스 임페디먼트다. 볼이 바위 옆에 멈출 경우 바위를 치울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볼이 움직이면 1벌타가 따른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바위를 움직일 수 있는 인공장애물로 간주했다. 벙커안의 돌멩이처럼.
논란의 소지는 있었다. ‘바위가 어떻게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USGA는 바위를 고무래 등과 같은 인공장애물로 간주했고 볼이 바위 옆이나 위에 멈출 경우 규칙 24-1에 의거,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볼이 고무래에 닿아 있을 경우 고무래를 치우다가 볼이 움직여도 벌타가 없다. 볼만 원위치시키면 된다. 이번 대회에서도 볼이 바위 옆에 멈춰 있을 경우 바위를 치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볼이 움직이면 벌타없이 제자리에 놓고 치면 됐다.
골프대회를 열려면 코스에 페인트로 많은 선을 쳐야 한다. 그런데 이 코스는 워터해저드가 두 곳(10,15번홀), OB가 두 곳(16,17번홀) 뿐이었다. 기차길인 OB지역은 담장이 경계이기 때문에 흰 페인트 칠을 할 필요도 없었다.
페이젤 위원은 “US오픈에서 다섯 번 경기위원을 했는데 올해처럼 페인트가 적게 소요된 코스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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