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대폭 낮췄다. 수출부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의 영향이 컸다.
올해 취업자 증가 수 전망치도 40만명으로 내리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 경제성장률이 3.1%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부진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애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를 밑돌 수 있다고 봤다.
기재부는 메르스로 소비와 관광, 여가 등 서비스 업종 중심으로 충격이 발생했다면서 메르스 사태가 다소 진정되더라도 심리위축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경제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분석에 따르면 메르스 영향으로 0.2∼0.3%포인트의 성장률 하락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하반기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 보강에 따른 정책효과, 세계경제 개선 등으로 성장 모멘텀이 다시 회복돼 경기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수가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메르스가 내수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저유가·저금리 효과, 정책효과 등으로 소비와 투자가 개선될 것으로 예측이다.
저유가·저금리 효과 극대화, 저축률 상승세 둔화, 주력상품 수출 확대 등 경기를 호전시킬 상방 요인이 있지만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메르스 사태 장기화 등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올해 민간소비는 2.1%, 설비투자는 5.6%, 건설투자는 4.5%,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5.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취업자 증가 수는 완만한 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개선돼 40만명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종전 전망치 45만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고용률(15∼64세) 전망치 역시 66.2%에서 66.0%로 소폭 내려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의 2.0%에서 0.7%로 대폭 낮아졌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석유류 가격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공급측 하방요인이 완화되는 가운데 내수가 점차 개선돼 수요측 하방압력도 완화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중동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국제유가 흐름, 가뭄 등 기상이변 가능성 같은 변동 요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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