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서초 세모녀 살해사건의 피고인 강모(48)씨가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창영 부장판사)는 25일 강씨에게 "아버지와 남편으로서 어린 자녀들과 아내를 보호할 책임이 있음에도 직장을 잃고 부유한 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생명을 빼앗는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관용이 허용 될 수 없는 범죄"라며 강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범죄 이후에도 피고인의 재산상태가 상당한 점을 지적, "단지 부모 도움을 받는게 자존심 상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범행을 설명한다"며 피고인을 꾸짖었다.
또 "피해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왜 생을 마감해야 하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한 채 억울하게 숨을 거뒀을 것"이라며 "가장이라도 독립된 인격체인 자녀와 처의 생명을 함부로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딸들은 꿈을 채 펼쳐보기도 전에 생을 마감하게 됐으며 아내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허망하게 잃었다"며 "제대로 저항할 힘도 없고 피고인에게 깊은 신뢰와 정서적 유대감을 가진 피해자들이 기습적이고 포악한 범행 앞에서 얼마나 놀라고 두려웠을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우울증 등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강씨 측 주장에는 "미리 준비한 수면제를 먹이고 잠들자 차례로 목 졸라 살해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했고 이후 유서 작성을 컴퓨터로 정리하고 119에 전화해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등 냉정한 태도를 보인 점 등을 보면 심신미약 상태로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강씨는 올해 1월 6일 서울 서초동 자신 소유 아파트에서 아내(44)와 맏딸(14), 둘째딸(8)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사건 당일 집을 나와 충북 대청호에서 투신을 시도하고 손목을 긋는 등 자살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같은 날 오후 경북 문경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명문 사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엘리트로 알려진 강씨는 3년 전부터 실직 상태에서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빌려 생활비를 충당해 왔다. 또 주식투자로 3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대출금 상환 압박까지 받자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범행을 저질렀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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