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MBC '화정']
먼저 '화정'에서 우아하면서도 냉혹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광해 역의 차승원은 "촬영 일정이 굉장히 빠듯하다"고 입을 뗐다. "그나마 4시간을 잔 나는 푹 잔 편이다. 하지만 이연희 씨나 김재원 씨는 거의 못 자는 것 같다"고 함께 출연하는 후배 배우를 걱정했다.
빠듯한 일정 탓인지 '화정' 제작발표회 때보다 살이 많이 빠진 김재원은 "드라마를 계속 봐오면서 인조 캐릭터를 어떻게 잡을 지 여러가지로 구상해뒀다. 그리고 체력도 관리했다"며 "그렇지만 인조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할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 급하게 받은 대본을 보고 나서야 감이 왔다"고 전했다.
이어 맡은 배역에 대한 설명도 더했다. "'화정'에서 그리는 인조 캐릭터는 전 드라마와는 많이 다르다.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고, 30회 동안 욕 먹을 각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 드라마가 역사왜곡이 심하지 않고, 시청자에게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악역이어도 상관없이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차승원은 "광해 역에 캐스팅되면서 광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기존에 내가 알았던 광해, 그리고 몰랐던 광해 등을 잘 조합해서 연기에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가 온전히 그려진 것 같아서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가지고 있는 고립된 외로움, 그리고 영창대군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의식과 슬픔. 이런 부분과 국정 운영에 있어서 밀고나가는 카리스마 등 복잡미묘한 감정을 연기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드라마 전체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활용도가 좀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개인적으로는 광해의 세자 시절이 좀 더 길었다면 어땠을까, 그가 고립된 성격을 갖게된 배경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제 차승원의 바통은 김재원이 이어받는다. 현재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는 '화정' 시청률에 변동이 오지 않을까라는 의문에 김재원은 "시청률 부담을 떠나서 열심히 촬영하는 수밖에 없다"며 "부담을 갖기 시작하면 부담감이 시청자한테 고스란히 전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뒤이어 차승원은 "시청률 1위에 대해 한 마디 하자면, 솔직히 의미없는 1위다. 그리고 내가 퇴장 후 인조와 정명이 잘해서 시청률이 오히려 더 상승했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사실 광해나 선조, 인조 이들은 역사 속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그려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의 흥미로운 이야기가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그리고 드라마 후속 작품인 강우석 감동의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화정'이 끝나고 또 사극을 찍는 것에 대해 좀 꺼려졌다. 죽어도 안하려고 했는데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내가 해야겠다. 안하면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품을 하기로 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에는 한국의 정서가 녹아있다. 한 사람이 지도를 만들고자 했던 사연과 그와 얽혀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화정'의 홍일점 이연희는 연기력 논란을 딛고 정명공주로 호평받고 있다. 여러 남자 배우들과 연기 호흡에 대해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또래 한주완 씨와 서강준 씨가 연기하기에 가장 편한 건 사실이다"라며 "그리고 불편하다기 보다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에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연기 호흡이 선배님께 전해질까 고민한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차승원 선배님과 촬영할 때는 분위기가 유쾌하면서도 슛이 들어갈 때에는 연기에 집중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그럴 때 '아, 내가 연기를 하고 있구나'하는 희열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명공주의 부마이자 '화기도감'의 책임자 홍주원 역의 서강준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솔직히 내 부마가 가장 짠하고, 한 번이라도 눈길이 더 간다"며 "촬영장에서 실제로도 막내이고, 아무래도 포커스가 많이 간다"고 말했다.
차승원 역시 "강준이가 23살이라더라. 그런데 촬영장에서 굉장히 잘한다. 연기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잘하는데 내 나이 23살 때 나는 그렇게 못했던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출연자들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배려, 연기 열정이 드라마 '화정'이 월화극 1위를 달리게 만드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퇴장까지 얼마 남지 않은 차승원, 새롭게 합류한 김재원, 그리고 50부작을 길게 호흡하며 안정감있게 그려내고 있는 이연희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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