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 세월호 사건으로 연예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음악, 토크, 개그 등 예능 프로그램은 결방됐고, 기업이나 단체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취소되면서 가수들의 주 수입원도 줄어들었다. 유가족이나 슬픔을 함께한 이들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이미 계획된 공연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연예 관계자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세월호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가 싶더니 지난 5월 난데없이 발생한 메르스로 연예계는 2년 연속 어려움을 겪으며 다시 깊은 수렁에 빠지고 있다.
이문세, 김장훈, 정기고, 매드클라운 등 유명 가수들의 6~7월 공연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동방신기, 박정현 등은 고심 끝에 강행하기로 했다. 강행된 공연장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고, 손 소독제를 비치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대중의 불안은 여전하다.
더욱 큰 문제는 한류의 거센 기세가 메르스로 꺾일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국가적 재난이 있을 때마다 영세한 문화공연계가 피해를 입어온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세한 기획사가 제도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
물론 국가적 재난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라도 국가가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후원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모색해 주기를 희망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