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개 은행이 지난 25일까지 메르스 피해자들과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규 대출 규모가 365억3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은행이 메르스 지원으로 마련한 재원(8500억원)의 4.29%에 불과한 수치다.
농협은행은 지난 17일부터 25일까지 9일간 289건에 걸쳐 66억8000만원을 대출했다. 대출받은 이들은 대부분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다. 농협은행의 메르스 관련 대출 규모는 3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22%만 신규 대출이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63건에 걸쳐 28억6000만원의 대출을 승인했다. 메르스를 위해 마련한 재원(3000억원) 가운데 0.95%만 집행된 것이다.
1000억원을 대출하겠다고 밝힌 신한은행은 81건 50억7000만원(5.07%)을 대출해줬다. 하나은행의 경우 1000억원을 마련했지만 2억1000만원(0.21%)을 중소상공인 등에게 빌려주는데 그쳤다.
피해 상공인을 대상으로 만기를 연장해 준 금액은 25일까지 신한은행이 253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153억원), 우리(20억원), 농협(9억원), 하나은행(6억원) 순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홍보가 덜된 탓에 대출 규모가 많지 않다"며 "그래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메르스에 대한 금융권의 대출 지원이 이처럼 저조하자 금융감독원이 은행들의 금융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지난 25일 18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을 만나 "메르스 관련 대출 취급 과정에서 금융회사 임직원의 고의·중과실이 없다면 금감원은 취급자에 대해 부실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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