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수습, 왜 기업이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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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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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기업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수습을 위해 기업들이 피나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이 지난해 세월호 사태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어떻게 해서든지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정작 해결을 총괄해야 할 정부는 한 발 뒤로 빠져 기업들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매년 6월은 기업들이 상반기 실적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였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또한 하반기 매출 계약 체결을 위한 영업활동도 이 시기에 가장 활발히 전개된다. 여기에 2015년 6월의 경우 특히 재계는 미래 생존을 위한 구조개편 작업의 1단계 결과물을 내놓고 7월부터 새로운 체제에서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터진 메르스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송두리째 날려버렸고, 하반기에도 암울한 전망을 낳고 있다. A그룹 고위 관계자는 “불과 한 달여 만에 기존에 계획했던 것들이 상당수 엉망이 됐다. 소비자들의 심리가 매우 불안정해져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장 바빠야 할 시기에 이런 상황으로 몰려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의 타격이 더 클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투자와 고용 등 기업 본연의 활동을 차질없이 진행하는 한편 회원사들에게 일상적으로 진행하는 행사 등을 예정대로 진행할 것을 호소하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여기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22일 대한·서울상의 긴급 회장단 회의에서 메르스 극복을 위한 긴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필요한 게 있으면 빨리 액션을 취하고 움직여야 한다. 걱정만하면서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는 말로 지금이 메르스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하루 뒤인 2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기자 간담회에 나와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하며 사태 진정에 최우선 앞장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 개별그룹 차원에서도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SK그룹이 8만여명의 그룹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헌혈 캠페인을 시작, 헌혈에 참여한 임직원 한명당 10만원 상당인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 상품권을 기부하기로 했으며, KT도 임직원2만2000여명에게 120억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지급해 휴가기간에 맞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포스코 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재계 주요 기업들도 경기 회복에 기여하기 위한 대책 수립을 마련해 이르면 이번주부터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B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역경제를 살리고 침체된 소비심리를 되살린다는 차원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메르스 극복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라도 소비를 살려야 한다는 게 목적이다. 소비가 살아나야 기업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뛰고 있는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정부가 여전히 그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여야간 힘겨루기가 계속되면서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는 사실상 중단됐고, 경제계가 제안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은 아예 관심 밖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왜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기업만 져야 하는지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메르스 수습은 정부가 앞장서고 기업이 따라가는 모습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정반대의 모양새가 되니 괜히 기업들이 죄인 취급을 받고 있다. ‘정부가 이렇게 할테니 기업들은 이런 점을 보완해 달라’가 아니라 ‘너희들이 하는 거 보고 우리는 평가해줄께’라는 식으로 책임을 떠밀고 있다. 답답한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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