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아프리카 튀니지 동부 지중해 해변에서 한 무장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 수스의 임페리얼 마르하바 호텔과 벨레뷰 호텔 앞 해변에서 에서 튀니지 대학생 세이페딘 레그쥐(23)가 해변에 늘어선 파라솔 하나에 자리를 잡고 칼리쉬니코프 소총을 난사했다.
레그쥐의 무차별 총격에 휴양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던 영국인 여성은 BBC 방송에 “총소리라고 생각지 못했다. 도망치는 사람이 쓰러진 것을 보고서야 뛰기 시작했다”면서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족 여행을 즐기던 영국 스완지에 사는 50대 여성 아만다 로버츠는 “총소리가 들리기 몇초 전에 도망치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면서 “살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달렸다. 맨발로 달렸다. 나와 딸이 발에 심한 화상을 입었지만, 살아있는데 감사할 뿐”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레그쥐의 살육 행위는 해변에서 호텔로 이어졌다.
영국인 여성 스테이스 웹(23)은 “총소리에 다른 7명과 함께 욕실에 숨어 있었다”면서 “이런 두려움은 처음이다. 신이 보호하셨다”고 말했다.
이날의 테러로 최소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 외무부는 이번 사건으로 최소 15명의 영국인이 사망했다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어 긴급안보회의를 열고 추가 테러에 대비해 경계 조치 강화에 나섰다.
사망자 중에서는 독일, 벨기에도 있다고 튀니지 정부는 밝혔고, 로타 카티에의 사망 사실은 아일랜드 정부가 따로 확인했다.
튀니지 중부의 실리아나 지역의 가포 출신인 레그쥐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자칭 칼리프 국가를 선언한 지 1년째를 사흘 앞두고 영국인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를 테러의 목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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