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도 막바지…경제 마비 기한 촉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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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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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그리스가 극심한 혼란과 불확실성 속으로 급속히 빠져들고 있다.

내달 5일 예정된 국민투표가 그리스 사태의 향방을 좌우할 최대 분수령으로 떠오른 가운데 투표 결과가 채권단 방안에 대한 찬성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는 현 알렉시스 치프라스 내각의 사임과 조기총선에 의한 새 정부 구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위기 수습의 가닥이 잡히기까지는 상당한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전날 카파 리서치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채권단의 방안에 찬성 의견이 47%, 반대는 33%로 각각 나타났다.

이날 현지 주간지 프로토테마가 발표한 별도 여론조사에서도 57%가 정부가 양보해 국제 채권단과 합의해야 한다고 답했고 29%만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서 탈퇴를 지지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전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장을 떠나며 "그리스 국민이 정부의 (반대) 조언에 반해 (찬성)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 경우 국민에게 반대표를 던지라고 강력히 촉구하는 치프라스 총리에 대한 사실상의 불신임으로 인식돼 그의 사임과 조기총선 실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해야 하나,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미 '판을 엎은' 치프라스 정부과 재협상을 진행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국민투표에서 찬성 결과가 나오고 치프라스 총리가 사임한다고 해도 위기 수습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및 유동성 고갈과 국가 경제 마비 사태가 당장 임박했지만, 국민투표에는 앞으로 1주일, 조기총선에는 또 추가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의 은행 등 금융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긴급유동성지원(ELA)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하는 유동성에 의지하고 있으며, 이 지원이 끊기면 즉각 금융권 연쇄 부도를 시작으로 국가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다.

따라서 ECB가 유동성 지원을 계속하는 기간 국민투표와 조기총선, 새 정부 수립까지 마쳐야 이 같은 전면적 파국을 피할 가능성이 생긴다.

ECB는 28일 긴급회의를 갖고 협상 결렬 이후에도 그리스에 유동성을 계속 지원할지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유로존 각국의 세금을 그리스 은행권 유지에 쓰지 말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AP통신은 전망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치프라스가 물러나도 시리자가 현재 다른 당들보다 지지율이 훨씬 높아 총선에서 재집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미 협상을 거부한 바 있는 시리자 정권이 총리라는 간판만 바꿔달고 다시 등장할 경우 채권단과 재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디폴트 사태까지 며칠 남겨두지 않은 그리스가 그 사이에 완전한 파국을 피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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