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개방적인 스타일로 재계에서 비슷한 인물을 찾아본다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닮아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에 대한 재계 관계자의 평가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장세주 회장과 남윤영 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장세욱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 운영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또 후판 사업 및 대규모 조직 개편을 통해 제품별 시장대응력을 높이고, 조직을 단순화 해 스피드경영과 책임경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장세욱 부회장은 소통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유니온스틸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 몇가지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장 부회장은 격식없이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거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직원들의 개인사 등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며 스킨십을 키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직접 직원들의 집 앞으로 찾아가 함께 출근하는 ‘월요일이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을 통해 막내 사원들까지 세심하게 챙졌던 사례는 업계에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또 올해 열린 시무식에서 장 부회장은 단상이 아닌 임직원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스탠딩으로 행사를 진행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남성 중심적이며 보수적인 철강업계에서 보기 드문 행보로, 격식보다는 실리를, 또 조직을 위해 스스로를 낮춰 직원 간 단결과 열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장 부회장의 평소 소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이같은 소통채널 덕일까 장 부회장은 유니온스틸 대표이사 재직시절 철강업황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 지난 4년여간 영업손실을 단 한 번도 기록한 적 없는 알짜 회사로 키워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위기에서 장 회장의 소통이 얼마나 빛을 발할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후판사업이 여전히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과중한 재무부담 등은 가장 신속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신용평가는 동국제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자구노력과 사업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이보 전진을 위해선 일보 후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통의 달인인 장세욱 부회장이 일보 후퇴를 위해 직원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또 일보 전진을 위해 어떤 묘수를 내놓을지 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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