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는 10년 만에 당당히 국내 항공업계 한 축으로 급성장했다. 그 폭풍적 성장을 이룬 이면에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그림자가 드리운다. 일반 항공사처럼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 기재 추가 도입, 정보시스템 확충, 노선 다변화 등 남겨진 숙제가 적지 않다.
승객들이 LCC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잦은 지연과 결항 등 돌발적인 사고 때문이다. 즐거운 여행길을 앞두고 정비상의 문제로 회항하거나 항공편이 지연돼 공항에서 장시간 대기해야한다고 생각해보자.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고 미리 발견해서 다행이지만 여행 일정이 꼬여버린 승객들에게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국내 LCC의 경우 운항 1만회당 사고 발생건수(기체 결함으로 인한 경미한 사고 포함)는 0.63건으로 대형항공사의 3배 수준으로 많다. 운항횟수에 비해 보유항공기 대수가 적어 생긴 구조적 문제다. 현재 제주항공 20대, 에어부산, 14대, 진에어 13대, 이스타항공 12대, 티웨이항공 10대로 평균 14대에 불과하다.
LCC의 경우 매출에서 여객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 국적 LCC 5개사 모두 기재를 빡빡한 스케줄로 운영하고 있다. 국내 노선을 운항하고 같은 날 곧바로 국제선에 투입되는 일도 다반사다. 이에 천재지변이나 정비, 기체 결함에 따라 항공편이 지연·결항될 경우 뒤 항공편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는다.
LCC업계는 고객관리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항공 ‘찜 프로모션’, 진에어 ‘진마켓’ 등 특가 항공권을 판매할 때면 포털 실시간 검색을 장악한다. 그러나 종종 접속자 폭주로 서버가 다운돼 홈페이지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LCC업계 특가항공권이 고객을 기만하는 ‘미끼용’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정보시스템 구축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또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 ‘가격 파괴’를 앞세운 외국계 LCC의 공세를 막아내고 포화된 단거리 노선 외에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국내선은 90% 이상 제주노선에 치중돼 있고, 국제선은 중국·일본·동남아 지역으로 한정돼 있다. 진에어가 오는 12월 인천~호놀룰루 장거리 노선 취항을 앞두고 있어 LCC 최초 장거리 운항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