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유니컨버스 자산총계는 2014년 말 118억원으로 회사를 세운 2007년 이후 처음 외감법상 감사보고서를 내야 하는 기준인 100억원을 18억원 넘어섰다.
그러나 유니컨버스는 23일 지주 행위제한 해소를 이유로 자기자본 약 17억원을 들여 이 회사 주식 10.00%를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서 사들여 소각(감자)했다. 지주 한진칼 손자사인 한진정보통신에서 유니컨버스로 이어지는 출자관계를 끊기 위한 것이다.
유니컨버스는 이번 감자를 통해 납입자본금도 13억860만원(26만172주×5000원)에서 11억7077만원(23만4154주×5000원)으로 약 1억3000만원 줄었다. 자산총계를 2014년 말 외감 기준 초과액 이상으로 감소시킨 셈이다.
물론 유니컨버스는 2014년 순이익만 20억원에 달했다. 이번 감자나 증여에 따른 자산총계 감소를 잉여금 증가가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역시 추가 증여나 배당으로 피해갈 수 있다.
조양호 회장 일가는 이번 감자 덕분에 유니컨버스 지분을 90.00%에서 100%로 늘렸다. 새로 출자한 돈이 한 푼도 없지만,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된 것이다.
개인별로는 조양호 회장 지분이 5.00%에서 5.54%로,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25.00%에서 27.76%로, 장남 조원태 한진칼 대표가 35.00%에서 38.94%로,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25.00%에서 27.76%로 각각 증가했다.
유니컨버스를 세울 당시 10억원 남짓을 출자한 조양호 회장 일가는 2014년까지 7년 만에 회사 외형을 10배로 불렸다.
내부거래로 꾸준히 이익을 올린 덕분이다. 유니컨버스는 2014년 매출 320억원 가운데 약 80%에 이르는 250억원을 대한항공, 한진, 칼호텔네트워크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유니컨버스 관계자는 "지주로 전환하는 한진칼이 유니컨버스를 더 이상 지배하지 않는 구조로 바꾸기 위한 감자"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4년 처음 자산총계 100억원을 넘겼고, 연말까지 이를 유지할 경우 내년에는 올해치 감사보고서를 내야 한다. 그러나 연말 자산총계가 다시 100억원을 밑돌면 제출 의무가 사라진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외감을 피하기 위해 자산총계를 100억원 미만으로 유지하기도 한다"며 "실질적인 비용도 부담되지만 감시와 감독을 통한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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