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삼국유사 목판 500여년만에 다시 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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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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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목판이 다시 새겨진다. 사진은 각수가 목판을 판각하는 모습. [사진제공=경상북도]


아주경제 최주호 기자= 경북도가 500여년 만에 삼국유사 목판을 다시 새긴다.

도는 지난달 전국 공개 모집을 통해 삼국유사 목판사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각수 8명을 최종 선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조선 중기 판본은 5개월간의 판각과정을 거쳐 올해 11월, 조선 초기 판본은 오는 2016년, 경상북도 교정본은 오는 2017년 완료를 목표로 진행된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경북도와 군위군이 주최하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현존 삼국유사 판본을 모델로 오는 2017년까지 조선 중기 판본과 조선 초기 판본, 이를 집대성한 경북도 교정본을 각각 1세트씩 판각해 전통 방식으로 인출하는 사업이다.

인출된 책자는 대학·도서관·연구기관 등에 보급해 삼국유사의 이해와 고대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제공되며, 판각된 3개의 목판 세트는 신도청과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에 각각 보관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도는 지난해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국비를 확보하는 한편,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마련했다.

올 2월에는 국내 최고 전문가를 추진위원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도청 강당에서 출범식을 가져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또한 판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3개월간 10여 차례의 자문위원회를 열어 고증작업을 거쳤으며, 서울대 규장각본(국보 제306-2호)의 실측을 토대로 목판 원형을 설계하는 등 보다 완벽한 목판 제작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도는 삼국유사의 판본을 단순히 목판으로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객관적이고 정확한 공정을 거치기 위해 홈페이지를 구축해 추진 전 과정을 공개하고 이를 영상기록으로 남긴다.

또한 일반인이 좀 더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삼국유사 관련자료 전시와 판각·인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체험관을 이달 중 삼국유사 역사테마공원 내에 설치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처럼 도는 삼국유사 목판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복원하고 기록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기 위해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러한 노력과 염원을 담아 올해 발표되는 유교책판 6만4226장의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추진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한편, 삼국유사의 저자인 보각국사 일연선사는 1206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포항·청도·달성·경주 등지를 거쳐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집필하고 1289년 이곳에서 입적했다.

총 5권 2책으로 이뤄진 삼국유사는 목판으로 제작돼 다수의 인쇄본이 발간됐지만, 1512년 경주부윤(慶州府尹) 이계복(李繼福)이 간행한 임신본을 마지막으로 목판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국보 제306호 삼국유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제왕운기와 더불어 단군신화를 전하는 유일한 기록이다. 삼국유사가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단군신화를 국조로 하는 반만년 역사를 천명할 수 있다.

삼국유사가 담고 있는 역사적 사료 또한 방대하다.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삼국뿐만 아니라 고조선과 위만조선, 마한, 낙랑국, 오가야, 발해 등 고대 여러 나라에 대한 자료를 남기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반박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자료이기도 하다.

김관용 도지사는 “삼국유사 민족의 보전(寶典)이자 역사의 보고(寶庫)이지만 13종의 판본만 남아 있을 뿐 목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면서 “경상도 개도 700년과 신도청 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삼국유사 목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삼국유사 목판사업은 경상북도의 시대적 사명이자 숙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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