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워싱턴특파원 박요셉 기자 = 미국에서 주택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운데 뉴욕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월 임대료 동결을 결정했다.
뉴욕타임즈는 30일(현지시간) 뉴욕시 산하 ‘아파트 임대료 조정위원회’가 시내 아파트 임대료를 규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뉴욕시에서 임대 기간이 1년인 아파트의 임대료는 동결되고, 2년 임대 아파트는 임대료 상승폭이 2%로 제한된다. 지난해에는 임대료 상승률이 1년 계약 아파트는 1%, 2년 계약은 2.75%였다.
뉴욕시는 약 100만 채에 달하는 아파트의 임대료를 시 산하 위원회에서 정한다. 아파트 유지·관리 비용 일부 지원, 보유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 대신, 임대료 상승률 제한폭을 시가 일괄해서 정한다.
뉴욕시가 사상 처음으로 아파트 임대료 동결을 결정한 것은 치솟는 임대료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로 분석된다. 미국내 주요도시들의 주택 임대료 상승은 이미 중산층 이하 주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선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부동산업자협회 (NAR)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임대료가 15% 상승한 반면, 세입자들의 수입은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세입자들의 수입 증가가 임대료 상승 비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이 전국에서 가장 심한 곳은 뉴욕으로, 2009년 이후 임대료 인상비율 대 수입 증가 비율이 51%에 불과했다. 즉 임대료가 오르는 정도의 절반밖에 수입이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대료가 비싼 도시지역들에서는 비싼 임대료를 내느니 융자를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최근 크게 늘고있다.
하버드 대학교 주택 연구센터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50% 이상이 수입 중 30% 이상을 임대료로 내고 있다. 이는 지난 2010년 당시 수입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내는 사람의 비율 38%보다 단기간에 12%나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임대 주택에 사는 미국인의 약 27%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비율은 10년 전의 19%에서 역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수입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사람들 중에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 장기적인 상황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취임 전부터 강조하던 임대료 동결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이지만 아파트 주인들의 반발 또한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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