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째 0%대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가뭄 여파로 신선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며 상승폭은 2개월 연속 커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7%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8%로 내려앉은 이후 올해 1월 0.8%, 2월 0.5%, 3월 0.4%, 4월 0.4%로 5월 0.5% 기록, 7개월 연속 0%대다.
다만, 상승률은 지난달(0.5%)보다 0.2%포인트 올라 두 달째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담뱃값 인상 요인(0.58%포인트)을 제외할 경우 지난 2월(0.5%)부터 4개월 연속으로 계속된 실질적인 마이너스 물가 행진도 멈췄다.
이는 가뭄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채소류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지수는 6.1% 올랐다. 2013년 8월 이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가 21개월 만인 지난 5월 플러스로 반전한 뒤 2개월째 상승세다.
특히 배추 가격은 1년 전보다 90.9% 폭등했다. 이는 2013년 2월 182.9%의 상승폭을 기록한 이래로 28개월 만의 최고치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지난달보다 물가 상승폭이 커진 데 대해 "가뭄으로 채소류 등 농산물가격이 오른 영향"이라며 "석유류 가격 하락폭도 5월보다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해 6개월 연속 2%대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2.2% 올라 역시 6개월째 2%대를 보였다. 생활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하락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은 6월 소비자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재훈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유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4.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파(91.9%), 배추(90.9%), 무(34.3%), 참외(23.2), 마늘(21.0%), 고춧가루(11.1%), 돼지고가(8.0%) 값이 뛴 영향이다. 배추와 파는 몇 년간 가격이 좋지 않아 농민들이 재배 면적을 줄인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
공업제품은 0.1% 내렸다. 등유(-25.5%), 자동차용 LPG(-22.6%), 경유(-14.9%), 휘발유(-14.9%) 등 유류제품에서 저유가 영향이 지속됐다.
남자학생복(-19.1%)과 TV(-12.6%)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
공공서비스 가격은 0.5% 상승했다. 하수도료(8.0%), 요양시설이용료(6.5%), 외래진료비(1.9%) 등이 올랐고 부동산중개수수료는 2.6% 내렸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전보다 1.9% 올랐다.
전세가격이 3.5%, 월세는 0.3% 올라 집세 전체로는 2.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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