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그리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부채 15억여 유로(약 2조원)를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IMF는 “재정 위기에 빠진 그리스가 15억3000만유로(약 1조9000억원)의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IMF는 성명에서 “그리스는 체납 상태”라고 표현했다. ‘디폴트’ 대신 ‘체납’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일(이하 현지시간) "1944년 브레턴우즈체제 출범과 함께 창설된 IMF 71년 역사에서 '선진경제국(advanced economy)'이 채무상환에 실패하기는 그리스가 처음"이라며 "채무 상환 실패 규모도 역대 최대"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30일 유럽안정화기구(ESM)에 2년간 국가채무상환용 자금을 지원해 달라는 '3차 구제금융'을 요청하고 기술적 디폴트를 막기위해 기존 구제금융을 단기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는 1일 그리스 정부가 요청한 3차 구제금융 안건을 다시 논의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30일 그리스 4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선택적인 디폴트(SD: Selective Default)’로 강등했다. SD는 'CCC-'의 바로 아래 단계로 전체 채무 가운데 일부 채무가 상환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피치가 그리스 은행의 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로 낮춘 지 하루 만이다.
디폴트는 부채를 갚을 때가 됐는데도 원금 상환이나 이자 지급이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피치·무디스·S&P)도 민간 채권자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만을 디폴트로 규정하고 있다. 블룸버그도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IMF 채무 상환 실패를 실질적인 디폴트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디폴트’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않았을 뿐 그리스의 현재 상황이 디폴트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폴트인지 체납인지는 순전히 용어상의 차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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