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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누구를 위한 면세점인가?(중) 유커 선호 관광지역은…명분보다 실속 면세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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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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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문화체육관광부, 아주경제 자체설문조사,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임이슬 기자]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판로 개척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우수 제품을 면세점에서 팔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라는 정부 의도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매장을 채운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제품이 잘 팔리고 브랜드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입니다."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한 복수의 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면피행정을 강하게 질타했다.

실제로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 심사에서 주관 부처인 관세청은 총 1000점 만점에 150점을 할애해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공헌도'를 평가한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의 적정성 △경제·사회 발전 기여도 등 크게 2개 항목을 묶은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각각 75점씩이다.

이 가운데 참여 기업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독소조항으로 꼽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중소기업 지원 방안의 적정성 평가'다. 관세청은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및 판매 계획의 적정성 △중소기업 제품 매장 설치 비율 △중소기업 제품의 다양성 △신규 제품 발굴 실적(계획) 등을 대표적인 세부평가 항목으로 제시했다.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 대부분이 대규모 유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 중소기업 상품을 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중소기업 제품 매장 설치 비율을 단순하게 서열화 하기보다는 최소 매장 규모와 상품 수를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단순한 '보여주기식'의 중소기업 상품 진열은 고객에게 외면 당할 우려가 크다.

실제로 서울시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전체 외래 관광객 중 절반이 넘는 64.9%가 쇼핑을 주목적으로 했고, 56.5%가 시내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주로 구매한 물품은 화장품이 61.9%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의류(57.1%), 식료품(54.4%), 김치(19.1%), 보석·액세서리(16.6%), 인삼 등 한약재(16.0%), 피혁제품(13.8%) 순이었다.

결국 중소기업 제품이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해당 제품군과 비교해 주목을 받지 못한다면 그저 진열상품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백화점과 달리 면세점 측이 미리 판매 물품을 선구매 해야 하는 운영 특성때문에 영업실적 악화를 우려한 기업 입장에선 돈이 되는 물건만 선별해 중소기업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악화시킬 공산도 크다.

◆ 유커 방문지 1위는 '명동' 아닌 '롯데백화점 인근'…방문 희망 지역과는 달라

유커가 주로 찾는 곳은 면세점 선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유커들의 동선이 의뢰로 지역 한정적이어서 이번에 어떤 식의 해법이 나올지는 눈여겨봐야 한다. 

그동안의 각종 통계를 보면 명동과 동대문, 잠실 롯데월드 등이 유커들의 주요 방문 지역이었다.

실제로 서울시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곳은 명동거리(69.1%)였고 서울타워(62.9%), 롯데월드(47.8%), 신촌·이대 거리(36.9%), 인사동(35.5%), 청계천(31.6%), 동대문디자인플라자(27.7%) 순이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의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이 조사에서 유커들은 명동(90.1%)을 가장 많이 방문한 것은 동일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동대문시장(73.7%), 남산타워(53.7%), 고궁(45.9%), 신촌·홍대 주변(38.6%), 롯데월드(36.3%), 인사동(28.9%), 남대문시장(19.5%), 강남역(19.0%) 순이었다.

아주경제가 이번 면세점 특허 심사와 관련해 지난 6월 1~28일까지 중국인 대상 국내 여행 가이드 30명과 단체여행객 450명, 개별여행객 100명 등 총 58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문광부나 서울시 자료와 비슷하게 명동이 89.3%로 1위에 올랐지만 이는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대부분의 국내 여행사들이 롯데 소공동 면세점에 차를 대고 2~3시간 자유시간을 주기 때문에 자연히 명동이 1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개별여행객이 많아지면서 롯데월드(70.3%)가 2위, 중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남산타워(50.3%)가 3위를 차지했다. 광장시장(42.7%), 경복궁(39.1%), 인사동(30.6%), 이대·신촌 일대(25.8%)가 4~7위에 올랐다. 이외에 소수 의견으로 청와대·청계천·광화문 광장·이태원 등도 있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들을 뒤집어 보면 방문하고 싶은 새로운 관광지를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아주경제 설문조사 결과 쇼핑시 유커들의 불편 사항은 언어소통(43.6%), 상점 마다 다른 폐점 시간(12.1%), 안내표지판 부족(5.6%), 불친절(5.5%), 호객행위(4.2%) 등이 지적됐다.

이번 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에서 이런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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