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증시] 이틀째 하락 마감…그리스 사실상 '디폴트' 파국
유럽증시가 30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이날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의 막판 협상이 숨 가쁘게 진행됐지만 결국 파국을 맞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날보다 1.25% 밀린 10944.97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1.63% 하락한 4790.2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0% 내린 650.98에 장을 마쳤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우려는 계속됐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유로안정화기구(ESM)에 3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그러나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이날 오후 연장안을 거부하고 1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또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에 상환해야 하는 15억5000만유로(약 1조9000억원)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았다. 내년 3월까지인 IMF 측의 구제금융 프로그램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그리스에 유예기간을 주지 않고 부채를 상환하지 않으면 추가 자금 지원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그리스 정부가 추가 구제금융 협상을 위해 5일 예정된 국민투표를 철회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아니스 드라가사키스 부총리는 이날 TV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가 국민투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한 뒤 “또 다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 철회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는 힌트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치는 전날 그리스 4개 주요 은행의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제한적 채무불이행(RD)' 등급으로 4계단 강등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정크) 등급인 'CCC-'로 한 단계 낮췄다.
◆ [뉴욕증시] 그리스 예의주시 속 상승 마감…다우 0.13%↑
뉴욕 증시가 30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리스에 쏠린 가운데 전날 폭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16포인트(0.13%) 뛴 17619.5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5.48포인트(0.27%) 오른 2063.12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28.40포인트(0.57%) 상승한 4986.87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그리스 정부가 유로안정화기구(ESM)에 2년짜리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제안했다는 소식에 올랐지만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이 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오름폭이 줄었다. 유로그룹은 이 안을 1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재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유로그룹의 거부 소식을 전하면서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 요청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제금융 연장이나 부채 탕감은 불가능하다”면서 “다만 유로안정화기구(ESM)에 대한 요청은 언제나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처리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조셉 무스캣 몰타 총리는 “채권단과 그리스의 대화가 재개되면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를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이날 발표된 지난 4월 케이스 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1% 상승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는 4.9% 올랐지만 이는 3월 기록(5.0% 상승)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시카고 지역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월 중 전달(46.2)보다 오른 49.4를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경기 판단 기준선인 50을 밑돌며 중서부 지역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번 달 소비자 경기 기대감은 전달보다 좋아졌다. 미국 민간조사업체 콘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달(수정치 94.6)보다 상승한 101.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가 사전에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97.5를 상회했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을 개시한 가운데 1% 이내로 오름세를 보였다.
◆ [국제유가] 상승 마감…이란 핵 협상 시한 연기에 WTI 2%↑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그리스 디폴트 우려는 여전했지만 이란 핵 협상 시한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유가가 상승 랠리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이란 핵 협상 시한이 연기됐다는 소식 이날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0% 뛴 배럴당 5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6% 오른 배럴당 63.59달러에 거래됐다.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6개국(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은 최종협상 타결시한을 일주일 연장하기로 했다. 핵 협상 타결 시 원유 시장의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단은 완화됐다.
마리 하프 국무부 전략커뮤니케이션 담당 수석 고문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양측이 장기적 해법 마련을 위한 협상에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면서 "새로운 시한은 7월 7일"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우리는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IAEA는 이란 핵 협상을 둘러싼 주요 쟁점인 이란 군사시설 사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IAEA는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란은 이에 반발하며 군사시설 사찰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여전히 중요한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과 주요 6개국은 지난 4월 이란의 원심분리기 개수를 현행 1만9000개에서 3분의 1 수준인 6104개로 줄이고 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잠정 협상안에 합의했다. 마감 시한을 6월 30일로 정했다.
금값은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7.20달러(0.6%) 떨어진 온스당 1171.8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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