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의 급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의 거품이 빠지며 본격적인 조정장이 시작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25.85포인트(5.77%)가 쭉 빠지면서 3700선까지 붕괴, 3686.92로 거래를 마쳤다. 한주간 무려 505.95포인트가 하락, 하락폭이 12.07%에 육박했다.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 대비도 무려 24%나 급락한 수준이다. 12일 이후 첫거래일인 지난달 15일부터 전거래일인 2일까지 중국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만 3000조원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선전종합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117.34포인트(5.30%) 떨어진 2098.48로 장을 마감했으며 선전성분지수는 678.13포인트(5.25%)가 하락한 12246.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도 33.04포인트(1.66%) 하락하며 2605.28까지 주저앉았다.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거래량도 각각 6480억5400만 위안, 5050억9700만 위안, 총합 1조1531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1조 위안은 웃돌았지만 증시 고공랠리와 함께 2조 위안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도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대다수의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으며 특히 보험, 증권, 의료 및 헬스, 미디어, 은행주가 10% 가량 폭락했다. 전력, 선박, 국유기업 테마주 등의 하락폭도 9%에 육박했다. 스포츠, 환경보호, 바이오에너지 등 하락폭도 8%대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일부 상업은행을 대상으로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하는 파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증시 급락을 저지하지 못했다. 이어 1일 증권 당국이 주식거래 수수료 인하, 신용거래 제한 완화 등 부양책을 꺼내들었으나 증시의 하락세를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부양책 출시 바로 다음날인 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선이 무너졌다.
각종 부양책 약발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데다 하락폭도 확대되자 잔뜩 부풀려졌던 중국 증시 거품이 빠지는 '조정장'에 진입했다는 해외기관의 분석에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가 전세계 펀드매니저 대상으로 조사에 나선 결과 무려 70%가 "중국 증시는 거품"이라고 답했다고 최근 전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중국 증시 시총이 순식간에 3000조원이나 증발했다"면서 "이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10배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글로벌 경제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리스 국가부도'가 아니라 '중국 증시 폭락'이다"라는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증권업계는 "지나치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중국 증시의 경우 일정 정도 거품이 빠지는 조정장은 필연적"이라면서 "투자자가 이를 정상적인 안정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다소 거세더라도 단기 조정장을 거친 후 주가지수가 안정화되면 다시 '느린 소' 불마켓 기조를 되찾을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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