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B·신한·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해 우리은행 등 국내 은행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 급감할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거듭된 기준금리 인하가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 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금융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1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당기순이익 2조2575억원보다 37.4%(8432억원) 감소한 규모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조8619억원에 비해서는 24.0%(4476억원) 줄었다.
올해 1분기 KB금융에 리딩 금융그룹(당기순이익 기준) 자리를 내줬던 신한금융은 2분기 들어 재탈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5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5776억원보다 3.2%(184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은 감소하지만 경쟁사들에 비해서는 가장 높은 실적이다.
신한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하락은 전년 동기 실적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신한은행을 제외한 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돼 당기순이익 하락폭을 좁힐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비자·마스터카드 등 유가증권 매각이익도 추가 발생해 비이자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됐다. 안심전환대출 유동화에 따른 대출취급수수료 약 300억원도 비이자이익 개선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올해 1분기 60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KB금융의 2분기 실적은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3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3917억원보다 16.0%(628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1분기 실적 6050억원에 비해서는 45.6%(2761억원)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의 실적 감소는 최근 실시한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과 일회성 비용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 배경은 명예퇴직비용(3000억원 가정)과 포스코 주식 감액손실(300억원), 안심전환대출 이연부대비용 상각액(370억원) 등 일회성비용 부담에 주로 기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관련해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갈등을 지속하고 있는 하나금융은 KB·신한금융 등 경쟁사 중에서 가장 낮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2분기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4178억원보다 27.6%(1154억원) 감소한 30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나금융 역시 신한금융과 같이 NIM 하락으로 인한 이자이익 등 핵심이익이 부진한 상황에서 대손충당금도 일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유가증권 매매이익과 수수료 등의 비이자이익이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2분기 22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동기 8704억원 대비 74.3%(6466억원) 감소한 규모다. 올해 1분기 2908억원보다는 23.0%(67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사들의 이같은 실적 하락은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각종 일회성 요인과 양호한 비이자이익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NIM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분기 국내 은행들의 NIM은 1.63%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데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하로 0.03~0.05%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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