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설상가상'…수출 부진에 메르스, 그리스발 불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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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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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수출 부진 지속되는 가운데 메르스로 내수 위축…성장세 약화"

  • 그리스 국민투표 부결로 국제금융시장 불안 고조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한국경제가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마저 메르스 여파로 크게 위축됨에 따라 전반적인 성장세가 약화됐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그리스 국민이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도 채권단의 긴축을 거부하는 선택을 함에 따라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까지 커져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국내금융시장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에 대한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로 인해 전반적인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이 재화소비보다는 서비스소비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월 중 백화점(전년 동월대비 -10.1%)과 할인마트(-8.5%)의 매출 부진은 온라인(13.4%), 슈퍼마켓(5.0%)의 매출액 증가로 대부분 상쇄됐지만 같은 달 숙박업, 여행사, 문화·여가, 병·의원에서 신용카드 승인액은 크게 감소했다.

KDI는 신종플루 및 세월호 참사의 경험에 비춰볼 때 관광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회복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지만 메르스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급감한 외국인 방문객의 국내 지출은 민간소비보다는 수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고 설명했다.

KDI는 수출의 경우 6월 중 하루평균 기준으로 비교적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광공업 생산 및 출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올해 중 가장 낮은 73.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5월 중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둔화됐고 건설투자도 건축 및 토목 부분 모두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투자도 만족스러운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서는 "그리스 채무불이행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지만 현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유로존의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는 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그리스 관련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2012년 그리스의 구제금융 당시보다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에 대한 우리나라의 총 익스포저(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가 크지 않고 글로벌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유로존 은행들이 국내 투자를 급격하게 회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KDI는 그리스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이 0.2% 내외에 불과해 직접적인 파급 효과가 작다고 봤다.

아울러 유로존에서 그리스가 차지하는 경제 비중이 낮고 그리스 관련 불확실성이 국제금융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으므로 유로존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리 경제에 전이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앞으로 그리스와 관련한 불확실성의 확대가 주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점검(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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