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승길 경제부 기자]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그래서 당에 복귀한다는 거야? 안 한다는 거야?"
7일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멘트를 정리해 선배 기자에게 보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최 부총리의 멘트를 요약하면 이렇다.
"지금은 경제가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당 복귀를 생각할 여력도 없고 경제에 올인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지난 5일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같은 발언을 했음에도 재차 강조하면서 당 조기 복귀를 강하게 부인한 것이다.
이는 최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 논란 속에서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자신이 당으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에 대해 경제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안 돌아간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내일 그만두라고 하면 내일 그만두는 게 장관 자리"라면서 "내 자의로 결정되는 자리가 아니라 인사권자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다.
순간 이 멘트가 낯설지가 않았다. 해양수산부를 같이 출입하는 기자는 지난 3월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 취임 직후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똑같은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유 장관은 10개월 시한부 장관 논란에 대해 "청문회에서 말씀드렸듯이 장관직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권한이다. 장관 임기 일정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고 답변을 피했다.
두 장관 모두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에서 물러날 계획이지만 그 시기는 말할 수 없다로 들리는 것은 기자뿐일까?
최 부총리의 경우 당 조기 복귀를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7~8월 사퇴설을 일축했기 때문에 내년도 예산안까지 처리하게 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자리에 없을 사람이 국가살림을 계획하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최 부총리가 경제살리기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그가 늘 강조했던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처럼 최 부총리가 '경제 올인'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다면 정책 드라이브의 강도와 그 영향력도 커질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도는 "장관들이 내년 총선에 나갈 계획이라면 차라리 빨리 사퇴하는 게 국가 경제를 위해 좋지 않겠냐"는 수군거림도 끝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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