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경쟁 뒤처지는 금융권] 핀테크 열풍 속 변방 밀려나는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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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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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열풍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해온 금융권이 기술력 부족으로 IT기업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자료사진[아주경제 DB]


아주경제 송종호·홍성환 기자 = 갈수록 확산되는 핀테크 열풍 속에서 금융사들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을 비롯해 다음카카오, 네이버와 같은 IT기업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속속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금융사들은 제대로된 서비스조차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되레 부족한 기술력을 메우기 위해 IT업체에 손을 벌리고 있는 모양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은행·IT기업이 핀테크 시장을 선도하면서 은행권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기존 은행산업이 잠식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핀테크시장은 기술력에서 앞선 IT기업이 다양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범서비스 체험단을 모집 중이다. 네이버도 지난달 중순부터 간편결제서비스 '네이버페이'를 시작했다. 이미 다음카카오, SK플래닛, LG유플러스 등 다수의 IT기업들도 간편결제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IT기업들이 핀테크시장을 선점하는 동안 금융사들은 점점 설 땅을 잃고 있다. 주요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들이 연초 핀테크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지만 현 상황은 갈수록 목표와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들이 배제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방안을 내놓으면서 은행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ICT기업과 컨소시엄 등의 형태로 참여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결국 수십년에 걸친 금융서비스 노하우와 시스템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을 주도해온 은행 등 기존 금융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비롯한 핀테크산업도 주도할 것이라는 당초의 전망과는 반대의 흐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작 금융사 내부에서는 별다른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핀테크의 개념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는 직원들이 대부분"이라며 "관련부서가 아니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같이 금융사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IT업체를 비롯한 비은행기업들이 은행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핀테크의 부상으로 인해 2014년 기준 미국 전체 은행 이익의 7%에 해당하는 110억달러의 이익이 핀테크기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아시아 소매은행업의 50~57%가 온라인으로 이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우 비은행·IT기업으로 은행산업의 10%포인트가 이전될 때 상품 이윤이 4.7%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T기업 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운영비를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경우 기존 은행들이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금융권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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