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에 적신호가 켜졌다.
내림세가 지속됨은 물론 하락폭을 키우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3500선까지 쭉 미끄러졌다. 지난달 12일 최고점(5166.35)을 찍은 후 한달여 만에 무려 32%가 '무섭게' 빠지면서 거품붕괴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당국의 부양책은 쏟아지고 '약발'은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를 시험대에 올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8일 상하이종합지수의 장중 하락폭은 무려 8%에 육박했다. 전날 3700대에서 3600, 3500선이 모두 '우르르' 무너지며 장중 3400대까지 주저앉은 것이다. 무더기 부양책에 이어 이날 역시 중국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보유지분 매각을 금지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장 중반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까스로 3500선은 사수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 마감가는 전거래일 대비 219.93(5.90%) 폭락한 3507.19를 기록했다. 선전종합지수는 48.38포인트(2.50%) 하락한 1884.45로, 선전성분지수는 334.71포인트(2.94%) 빠진 11040.89로 장을 마쳤다. 전날 '폭락'해 시장을 긴장시켰던 창업판의 하락세는 주춤했다. 전거래일 대비 12.04포인트(0.51%) 하락한 2364.05포인트의 약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규모도 다소 줄어들었다. 상하이증시 거래액은 7002억4800만 위안, 선전증시는 4141억8800위안으로 총 거래량은 1조1144억36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거래량 감소는 위축된 투자심리는 물론 중국 증시 '폭락'의 충격을 피하기 위한 상장사의 일시 거래중단 신청 급증과도 연관된다.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총 2800여개 상장사 중 절반이 넘는 기업이 거래중단을 신청했다. 이는 사상 최대규모다.
당국에서 증시 안정을 위해 취하는 거래중단조치를 상장사들이 먼저 요구하고 나서는 이같은 기현상 역시 혼돈에 빠진 중국 증시의 현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국내·외에서는 중국 증시에 '빨간불'이 확실하게 켜졌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한 칼럼을 통해 "중국 증시의 폭락이 25년 전 일본 거품 붕괴 당시와 닮은 점이 많다"면서 "중국 증시 거품 붕괴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가 기업공개(IPO) 잠정중단, 신용거래 제한 완화 등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전혀 힘을 못쓰는 현실은 당국의 정책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며 "시진핑 지도부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과감한 논조를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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