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지난 4일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이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한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충남연구원(원장 강현수)이 9일 개최한 '백제문화유산 유네스코 등재 의의와 향후 과제 워크숍'에 참가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추진위원장인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이 됨으로써 공주·부여·익산은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도시로서 브랜드가 크게 높아지게 되고,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문화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보존·관리·운영할 통합관리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재청과의 협력을 통해 적절한 사업예산을 확보하고, 해당 지자체 간 공동문화사업을 추진함은 물론 교육·연구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이론과 현장교육을 실시해 타 세계유산과의 유대 관계 형성 등 핵심적인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청남도 문화재과 박경구 과장은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백제사 연구와 콘텐츠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특히 백제문화제를 세계적인 역사문화축제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무엇보다 지역민의 참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고심하겠다”고 설명했다.
경주대 관광레저학과 김규호 교수는 “경주지역은 세계유산 등재(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2000년 경주역사지구, 2010년 양동마을 등) 직후 방문객수가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으나 이후 관광문화·소비활동 변화와 유산관광의 한계 등으로 인해 감소 혹은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적인 문화관광명소가 되려면 현재 경주지역 세계유산 관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화재관리정책에 대한 지역민과의 갈등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 부족 △도시 전체의 관광 매력 저하 △유적 발굴·정비·복원사업 등에 따른 도심 공동화 현상 등을 분석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지속적·체계적인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박재용 책임연구원도 “지역 주민의 생활·재산권 피해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공주와 부여 시가지에 묻혀 있는 다수의 유적을 추가로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며 “문화유산 보존·발굴과 지역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 유사한 사업들의 통합 등 효율적 사업운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공주대 유기준 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세계유산의 보존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지역주민의 긍정적인 태도와 지지"라고 전제하며 “지역주민이 지역에 존재하는 세계유산의 의미와 등재 가치를 인정할 때 보존을 위한 자발적 노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지역주민의 자발적 노력은 방문객이 만족할 만한 관광경험을 갖도록 함으로써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연구원 강현수 원장은 “앞으로 우리 연구원을 비롯한 유관기관은 충남도, 공주시, 부여군, 전북(익산시) 등과 협력해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에 따른 후속 연구와 정책지원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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