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그리스의 교훈, 제조업이 희망이다.…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강희상

그리스 경제의 몰락은 선진국도 끊임없이 개혁하지 않으면 파멸할 수 있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강희상 학장[사진제공=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 ]



그리스의 몰락은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왜곡된 경제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그리스 국민들은 “유로존이 파멸로 이끌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리스 제조업의 비중은 5.7%이고 서비스업은 90%가 넘는다.

서비스업은 관광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다른 나라 경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그리스는 올리브 열매를 수출하고 가공품을 수입하여 사용한다. 세계 최고의 해운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선박은 모두 수입에 의존한다.

고용창출력이 높은 자동차, 선박, 가전제품 등 핵심 소비재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실업이 만연하고 물가는 요동친다.

그나마 있는 제조업이라고 해봐야 담배제조나 식품가공업 등에 불과해 대외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하나도 없다.

국가경제의 근간이 되는 제조업 분야가 낮다보니 고용이 불안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소비재는 인플레이션을 가져온다.

물가가 비싸진 그리스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관광수입의 감소는 곧 국가 부도로 이어진 것이다.

선조들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우려먹을 줄만 알았지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는데 소홀히 한 것이다.

제조업은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련 기업이 생겨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이 경제부국의 자리를 오래 지켜낼 수 있는 기반 역시 제조업이다.

중국이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개방정책 이후 급속도로 발전한 제조업의 압축 성장에 있다.

이제 중국의 제조업은 오랜 전통의 제조업 국가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1997년 불어 닥친 IMF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따지고 보면 제조업의 공이 가장 크다.

제조업이 탄탄한 국가는 불황에도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지 않아 고용안정을 통한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

70년대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경제개발계획 덕분에 산업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는 반도체 분야 등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력을 자랑한다.

자동차와 조선업의 발전은 전기, 전자 등 연관 산업의 발전을 견인해 왔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에 유럽발 금융위기가 더해져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에도 독일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수출증가를 이루었다.

독일의 주요 수출품은 제조업 기반 상품들이다. 이처럼 제조업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오바마 정부는 제조업 활성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해외로 나갔던 GE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로 되돌아오고 고용이 활성화 되면서 금년 6월말 현재 실업률이 5.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이 독일 등 선진 제조업 국가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왜곡된 경제구조를 바로잡는 것이다. 대기업에 종속된 ‘갑, 을’ 관계가 제조업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마른수건을 짜고 또 짠다. 그러다보니 중소기업의 연봉이 낮을 수밖에 없고,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또한 낮은 연봉 때문에 인재 확보가 어렵다.

우수한 인재 확보는 중소기업의 명운을 좌우하는 가장 큰 과제다.

기술 경쟁력이 낮은 기업은 미래가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은 충분한 보상과 대가를 지불하는 상생의 동반자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제조기업의 기술력 향상과 고용안정을 위해 일학습병행제를 시행하고 있다.

참여기업에는 각종 혜택도 주어진다.

대기업과 중소제조기업의 상생관계가 정립되고, NCS기반 일학습병행제를 실시하여 고용안정과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우리나라도 독일이나 일본의 제조업보다 더 화려하게 국가 경제를 꽃 피울 수 있고,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이 다가와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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