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시중은행들이 신규 수익원 창출 차원에서 출시한 자동차금융상품의 실적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기존 캐피탈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자동차금융시장 내 은행들의 영역도 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자동차금융상품을 취급 중인 KB국민·우리·신한은행의 대출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약 7000억원 규모다. 1년 전 4000억원대보다 절반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 중에서는 신한은행의 '신한 마이카 대출'이 독보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2010년 2월 선보인 이 상품의 취급액은 지난달 말 현재 1조8388억원이다. 취급액 증가폭도 출시 이후 매년 3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잔액 기준으로는 지난달 말 현재 6500억원대로 지난해 6월 말 당시 4000억원대에 비해 2000억원 가량 늘었다.
신한은행에 이어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2013년 1월과 11월 자동차금융상품인 'KB 와이즈 오토론'과 '우리 카 행복대출'을 출시했다. 우리 카 행복대출의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464억600만원으로 1년 전 84억6700만원보다 5배 가량 급증했다.
은행의 자동차금융상품 잔액이 급성장하고 있는 요인으로는 무엇보다 캐피탈사보다 낮은 금리가 꼽힌다.
신한 마이카 대출의 금리(변동금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6개월)는 연 5.04%로 우대금리 0.8%포인트 적용 시 최저 4.24%까지 적용 가능하다. KB 와이즈 오토론의 경우 우대금리 포함 3.42~4.43%(신용등급 5등급, 대출기간 5년, 6개월 변동 기준)의 금리가 적용되며 우리 카 행복대출(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6개월)의 금리는 우대금리 0.9%포인트 포함 최저 3.55%다. 이는 5% 안팎의 캐피탈사 자동차금융상품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은행 뿐만 아니라 카드사들도 할부금융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면서 은행들이 자동차금융시장에서 계속 실적을 늘려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카드사들은 복합할부금융상품이 사라지자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상품으로 할부금융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관련 상품을 선보인데 이어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도 할부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캐피탈사와 경쟁력 강화에 나선 카드사들의 도전으로 은행들이 해당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편리성 대신 금리 혜택을 원하는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가야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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