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안먼 사태 주역...당국 입국거부에 '모친상' 참석도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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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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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1989년 중국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에 가담한 학생 지도부중 한 명인 슝옌(熊焱)이 중국 당국의 입국 거부에 결국 어머니 장례식 조차 참석할 수 없게 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에 따르면 톈안먼 사태후 미국에서 군목사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슝옌은 10일 미국 하원의원을 통해 주미 중국대사관 측에 귀국 허용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회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슝옌은 전날 친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로버트 피텐저 하원의원을 통해 중국대사관과 자신의 귀국 문제를 한달여 간 협상해왔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다"면서 "어머니 장례식에조차 참석하지 못해 평생의 한이 된다"고 말했다. 

슝옌은 보쉰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1991년 고향을 떠난 지 1년후 미국에 망명한 다음 1995년 어머니를 미국을 초청해 6개월간 함께 지난 적이 있다"면서 "어머니와 계속 소통을 해왔으나 2∼3년전부터 어머니가 동영상 등에서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어머니가 2∼3개월내 임종을 맞을 것같다는 연락을 받고 귀국을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물거품이 됐다면서 입국 거부 결정을 내린 중국 지도부에 대한 원망감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4월 숭옌은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고향인 중국 후난(湖南)성 방문을 시도했지만 입국이 허가되지 않아 결국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그는 고향 방문 실패에도 "아직 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희망은 남아있다"며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해외에 거주하는 자국 반체제인사의 귀국을 허용한 적이 없으나, 홍콩 특구 정부는 이들에 대해 홍콩 방문을 허용한 적이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 2004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학생 지도자였던 왕차오화(王超華)에 대해 공개활동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홍콩 방문을 허용한 바 있다. 슝옌 또한 2010년 5월 말 17년만에 홍콩 땅을 밟았다. 하지만 톈안먼 시위의 또 다른 주역인 왕단(王丹)은 2011년 1월 민주인사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홍콩 입경 비자를 신청했다 거부당했다. 

톈안먼 사태는 당시 급진개혁주의자, 특히 학생들에게 추앙을 받아왔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의 사망이 도화선이 돼 일어난 민주화 운동을 말한다. 후야오방의 장례식을 계기로 전국 대학, 시민층이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들고 일어났고 당시 당내 보수파였던 덩샤오핑(鄧小平) 정권은 이를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 계엄령을 선포해 무력진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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