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한·일 월드컵 당시 벌어진 북한과의 전투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투의 순간에도 흔들림 없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정장 윤영하(김무열) 대위를 비롯해 조타장 한상국(진구) 하사, 의무병 박동혁(이현우) 상병이 긴박한 해전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끈끈한 전우애를 소재로 했다.
김무열, 진구, 이현우 외에 이완(이희완 역), 이청아(최대위 역), 천민희(지선 역), 김동희(권기형 역), 권시현(김승현 상병 역), 김지훈, 김희찬 등이 호흡을 맞췄다.
“저는 박동혁을 힘들게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어요(웃음). 예전 군생활을 떠올렸죠. 촬영 때 주변에 있던 해군들에게 에피소드를 물어보기도 했죠. 어떤 갈굼이 있느냐고요. 간부들한테도 물어보고 병사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요즘에는 별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모르게 인신공격성 발언들이 있긴 하지만 많이 없어졌다고요. 남들은 연기고민을 하고 있을 때 저는 어떻게 하면 이현우를 힘들게 할까 고민했습니다(웃음). 이제 저 같은 고참은 없겠죠?”
“영화를 본 지인들이 ‘너 진짜 나쁘다’고 하더라고요. 촬영 감독님은 현장에서 제 연기를 보고 한숨을 쉬시면서 ‘나 군대 때도 딱 너 성용씨 같은 상관이 있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기분이 좋았죠. 2006년 상무대에서 정훈조교이자 군종병으로 군복무를 했는데 저 때도 갈굼이 있었거든요. 많은 참고가 됐습니다.”
본격적인 촬영이 들어가기 전 실제로 만난 357 생존자 중 한 명은 한성용에게 “박동혁에게 미안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래서 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이병장은 후반부 전투가 시작되자 누구보다 생존에 대한 갈망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한성용은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성용은 2004년 ‘바람의 파이터’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불량남녀’ ‘황해’ ‘서유기 리턴즈’ ‘나는 아빠다’ ‘장난스런 키스’ ‘푸른소금’ ‘챔프’ ‘오직 그대만’ ‘시체가 돌아왔다’ ‘내 아내의 모든 것’ ‘나는 왕이로소이다’ ‘웨딩스캔들’ ‘광해, 왕이 된 남자’ ‘간첩’ ‘7번방의 선물’ ‘분노의 윤리학’ ‘고령화가족’ ‘스파이’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우아한 거짓말’ ‘스톤’ ‘명량’ ‘화장’ 등의 작품에 조단역으로 출연했다. 9일 개봉된 ‘손님’에서는 마을에서 쫓겨난 문둥병 환자로 분했다.
연기의 시작은 극단 여행자에서였다. ‘한 여름 밤의 꿈’이 첫 작품이었다. 지금은 한석규, 남경주, 감우성, 지상혁, 이주승, 박주희가 소속된 클로버컴퍼니에 둥지를 틀어 좀 더 많은 작품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지만 ‘연평해전’만해도 오디션을 5~6번을 봤다. 영화 제작이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프로필을 넣었다. 대학로에 있는 작은 여관에서 2년 정도를 살면서 작품활동에 매진했다. 힘든 연극배우 생활이었지만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는 한성용.
한성용은 롤모델로 조진웅을 꼽았다. ‘분노의 윤리학’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조진웅을 봤을 때 존경하게 됐다며 꼭 다시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역할의 크기를 떠나 자신의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한성용의 연기에는 감칠맛이 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