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이 사상최저 수준(연 1.5%)의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하론이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9~10월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내 기준금리 추가인하론에 대한 근거는 낮아진 성장률이다. 5월 들어 수출실적(통관 기준)이 전년동기 대비 10.9%나 떨어진 가운데 6월부터는 메르스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당장 서비스와 관광업종이 쪼그라들었고 이는 내수 위축으로 이어졌다.
가뭄 피해도 생각보다 컸다. 작황이 부진하자 농산물은 비싸졌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배추는 112.8%, 수박은 79.4%, 파 34.2% 등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돼지고기(16.5%), 달걀(2.7%)등 축산물 가격도 뛰었다. 이는 소비까지 줄이게 했다.
그 결과 한은은 당초 1.0%로 예상했던 올 2분기(4~6월) 성장률을 0.4%로 추정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 3.1%에서 2.8%로 내렸다.
권영선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급감 등으로 3분기에도 성장률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며 "오는 9월이나 10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대외 불확실성 역시 인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현재의 경제지표 흐름으로는 2% 후반의 전망치도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경 효과가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BNP파리바의 주장이다. 마크 월튼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부는 추경 편성으로 올해 0.3%포인트 정도 경기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효과는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 성장률이 아무리 바닥을 쳤다고 해도 3, 4분기에 엄청난 호재가 생기지 않는 한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메르스 사태 종식과 더불어 그리스 사태와 중국의 증시불안 및 성장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위험도 큰 상황이다. 공동락 코리아에셋증권 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의 기준선 및 메르스 사태 이전으로의 복귀 여부와 미국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 여부 등의 전제 조건들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