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홀 스코어가 100오버파 172타.
‘머리를 올린’ 날, 여느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가 아니다. 공식 대회의 스코어카드에 기록된 버젓한 스코어다.
지난 8∼11일 전남 나주의 골드레이크CC(파72)에서는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골프부 남녀 경기가 열렸다.
여자부에는 22개국에서 52명의 대학생 선수가 출전해 기량을 겨뤘다.
그 가운데 단연 화제가 된 선수는 짐바브웨의 시탄다질 모요였다. 이 대회에는 핸디캡 9 이하의 선수들만 출전자격이 있었으나 짐바브웨 선수단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표선수를 선발한 듯했다.
여자선수들은 전장 5800m(약 6343야드)로 셋업된 코스에서 플레이했다. 남성 아마추어들이 플레이하는 레귤러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짐바브웨의 모요는 첫날 100오버파 172타를 기록했다. 대회의 한 관계자는 “그 스코어에서 100을 빼면 딱 72타네!”라고 꼬집었다.
모요는 6번홀(파5·길이 465야드)에서 ‘사고’를 냈다. 그 홀은 티샷을 약 100m의 계곡을 넘겨쳐야 하는 곳이다. 그런 코스에 압도당했을까. 모요의 첫 드라이버샷은 볼을 살짝 건드리고 말았다. 볼만 티에서 떨어졌고, 위치는 거의 그 자리였다. 티업하지 않은 채로 티잉 그라운드에서 샷을 해야 할 판이었다.
그 자리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모요는 계속 드라이버로 지면에 놓인 볼을 쳤다. 첫 티샷을 포함해 다섯 차례 드라이버샷을 했고, 안되겠다싶었는지 나중엔 스푼으로 샷을 했다. 티잉그라운드와 그 근처에서 드라이버와 스푼으로 일곱번의 샷을 해 볼이 조금 전진했으나 이번엔 러프였다. 러프에서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간신히 계곡을 넘겼지만 이번에 두 세차례 헛치기를 했다. 모요는 기나긴 그 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끝에 27온을 했고 그린에서는 퍼터를 네 번 사용하고서야 홀아웃했다. 그 홀 스코어는 26오버파 31타.
모요는 2라운드에서는 그 홀에서 처음 시도한 드라이버샷이 계곡을 넘어가자 몸을 구부려 절을 했다고 한다.
그는 2라운드 11번홀(길이 147m)에서는 12오버파 15타를 기록했다. 그 홀은 아일랜드 그린이다. 티샷이 물에 빠지지 않으려면 110m정도는 캐리로 날려야 한다. 모요가 잡은 클럽은 드라이버였다. 그런데 연달아 다섯개의 볼이 물에 빠졌고 티샷 여섯번(11타째)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다. 그로부터 4퍼트를 해 15타를 친 것이다.
모요는 3라운드 8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돌멩이 사이에 떨어진 끝에 홀아웃하는데 17타가 소요됐다.
그는 3라운드합계 269오버파 485타(172·156·157)로 사흘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쑥스러웠던지, 계속 경기를 하는 것이 동반자와 주최측에 폐를 끼친다고 생각했던지, 짐바브웨 선수단은 그를 최종 라운드에 출전시키지 않았다. 다음 대회에서 짐바브웨 골프팀에 불이익이 돌아간다는 얘기도 들렸다.
한편 한국은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두 개를 땄고, 남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정은(19·한체대)은 4라운드합계 9언더파 279타(70·67·72·70)를 기록, 가나자와 시나(일본)를 5타차로 제치고 아마추어골프 마지막 무대를 금메달로 장식했다. 일본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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