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용카드 부러뜨리면 살상 흉기될 수 있어"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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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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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지갑 속 신용카드를 부러뜨리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법원이 처음으로 판결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 곽정한 판사는 전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김모(33)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가 중랑구 묵동의 A(34·여)씨 집을 찾아간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4시30분께다. 다짜고짜 기물을 마구 부순 김씨는 A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얇은 신용카드를 부러뜨려 목에 겨눴다.

목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은 A씨는 부러진 신용카드로 위협한 혐의로 김씨를 기소했다. 이에 김씨의 변호인은 "신용카드는 그 재질로 봤을 때 폭처법에 명시된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용카드는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인정한 곽 판사는 "부러진 신용카드의 날카로운 면은 사람의 피부를 쉽게 찢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 않았고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부러뜨린 신용카드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는가였는데, 법원이 살상 가능한 흉기로 첫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원 측은 "흉기가 아니더라도 범행 당시 상태에 따라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폭처법상 위험한 물건으로 간주될 수 있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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