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하나금융과 외환노조가 하나·외환은행을 통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추진을 선포한 이후 1년만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합병 원칙에 대해 외환노조와 합의했다고 13일 밝혔다. 통합은행은 행정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합병은행 명칭 △통합절차 및 시너지 공유 △고용안정 및 인사원칙 △근로조건 유지 △노동조합 유지 및 분리교섭권 인정 △고소·고발 취하 등 지금까지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병은행 명칭은 기존의 수정안대로 ‘외환’ 또는 ‘KEB’를 넣기로 했다. 인사운용은 합병 후 2년간 이원화시켜 운영하고, 교차발령은 당사자 간 별도 합의로 진행할 방침이다. 고용은 보장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금지된다. 통합은행의 복지 및 임금은 기존보다 낮추지 않고 양행의 노동조합은 각각 분리 교섭해 별도 단체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외 통합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구제신청 등은 취하하기로 했다.
하나·외환은행의 통합으로 은행권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통합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자산규모 290조원, 당기순이익 1조2000억원, 지점 945개, 직원 1만5717명의 대형 금융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동시에 지난해 중국 및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현지법인 통합 등이 마무리되면서 24개국 12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는 국내 은행 중 가장 독보적인 자리를 점하게 되며, 국내 지점수만으로도 1000개를 넘게 보유하게 돼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대등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합병 인가 등 향후 절차를 조속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합병 인가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노사 합의 문제가 처리되면서 큰 짐을 덜었다"면서 "합병이 원활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 차원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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