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대한민국 해군이 비겁한 적의 폭탄과 총탄에 쓰러지는 모습에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많은 사람이 월드컵 4강에 열광하고 있을 때 한편에서는 우리 젊은이들이 그렇게 산화한 것이다.
92년에 개봉한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는 실명한 퇴역장교 프랭크 슬레이드와 가난한 고교생 찰리 심스와의 여행을 그린 영화로 10번 이상 봤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미군 사망자에 대한 보상과 장교에 대한 미국사회의 존경심이었다. 전역 중령 프랭크 슬레이드는 군 복무 중 실수로 수류탄을 터뜨려 실명하였다. 그런데도 그에게는 거액의 보상금이 나왔고 풍족한 생활을 영위한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의 사망자 보상금은 국민 성금을 제외하면 3100만 원~8100만 원에 불과했다. 누가 보기에도 조국을 지키다 사망한 전사자 유족에 대한 보상금이라기에는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이다.
그렇다면 미군이 사망보상금은 어느 정도인가? 미군 전사자는 1인당 50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받는다.
그중 정부 조의금 10만 달러는 사망한 지 24시간 이내에 배우자에게 전달된다. 이외에도 유족들이 받는 혜택은 매우 많다. 지급 예정 임금, 수당, 60일간 유급 휴가 수당, 주택 및 식료품 보조비, 여행 및 이사 경비, 3년간 5만 달러의 대학 학비 무상 지원 등 세심하고 꼼꼼하게 유족들에게 혜택을 베풀고 있다.
혹자는 미국과 우리의 경제력 차이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있다. 하지만 세월호 유족들은 국민성금을 제외하고도 7억여 원까지 받는다. 문제는 경제력이 아니라 의지의 차이이다.
돈도 돈이지만 영화 ‘여인의 향기’ 곳곳에서 보여주는 전역장교에 대한 존경심은 놀라울 정도이다. 교통경찰을 비롯해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중령님’이란 호칭과 존경심을 표한다.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군인에 대한 존경심은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작년 10월 비행기 일반석의 한 미군(일등상사)이 제복이 구겨질까 봐 승무원에게 보관을 부탁했다. 승무원은 옷장이 일등석 승객에게만 제공된다며 거절하자 일등석 승객들이 앞다퉈 미군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미국이 자기 나라의 평화와 자유를 지키다 사망한 군인에 대해 얼마나 큰 존경심을 가지는지는 영화 ‘챈스 일병의 귀환’(taking Chance)에서도 잘 드러난다.
'여인의 향기‘의 명대사가 있다. “실수를 해서 스텝이 엉키면 그게 바로 탱고다(If you make a mistake, if you get all tangled up, you just tango on)”. 더 이상 스텝이 꼬여서는 안 된다.
우리가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 이해할만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하는 군인에게 적어도 그에 걸맞은 존경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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