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제출한 11조 8000억원 규모 추경안의 신속한 원안 통과를 고집하는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추경 규모를 6조원으로 줄이고 세출 항목도 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새누리당은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연일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추경이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이번 추경편성은 메르스와 가뭄, 세계경제 위기 등 대내외적 경기여건 악화에 따른 것으로 우리 경제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서민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경기회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추경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면서 "추경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따져보지도 않고 SOC 사업이라서 무조건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시안적이고 외골수적인 경제관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 때를 놓쳐 추경이 기대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이번 추경만큼은 여야 합의로 조속한 시일 내에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부 추경안 중 세입경정 예산 전액과 SOC 예산 1조 5000억원을 삭감하고, 이를 메르스·가뭄·민생 지원 예산으로 돌려야 한다는 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정부 추경안을 "각 부처에 돈 쓸 데 없느냐고 물어보고 재촉해서 그동안 밀리고 명분 없는 것들을 다 끼워 넣은 비상식적인 추경"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정부가 제출한 11조 8000억원 중 세입 결손 보전을 위한 5조 6000억원은 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경 심사의 3대 방향으로 △SOC 재정 전면 재조정 △공공의료 지원액 강화 △삭감한 SOC 예산의 메르스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일 강기정 정책위의장이 내놓은 새정치연합 자체 추경안과 같은 내용이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메르스로 피해를 본 병원 지원 예산을 야당 자체 추경안에서 제시한 3000억에서 5~6000억원으로 증액하겠다고 밝혔다.
SOC 재정과 관련해서는 "우리 당도 SOC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국가재정법 추경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내년도 본예산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재조정하겠다. SOC 예산에서 타당성이 결여된 사업,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적한 문제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삭감된 예산 만큼, 메르스와 가뭄 같은 민생에 사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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