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김무성 대표가 당 혁신안으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 도입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자기주장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조만간 현 지도부를 폐지하고 스스로 물러가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은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 등에 ‘새누리당은 도로 민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는 사실상 중앙당 폐지를 의미한다”며 “중앙당의 모습이 지금과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고, 따라서 기존 중앙당 및 당 대표직의 폐지는 당연히 오픈프라이머리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김 대표는 기존의 중앙당 체제와 당 대표직을 고수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며 “그의 주장을 아무도 믿지 않는 이유”라고 힐난했다.
다음은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의 글 전문이다.
‘새누리당은 도로 민정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내가 속한 정당이라도 이건 너무 심했다.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자 불과 얼마 전에 압도적으로 재신임을 했던 원내대표를 다시 사퇴시켰다. 거기까지도 기가 막힌데, 전임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루어 정책위의장을 하던 사람을 신임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했다. 개그의 극치다. 당사자 개인으로서도 민망한 일이다. 이 모든 게 한 마디로 해괴망측하고 파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합의 추대된 원내 대표는 여당이 청와대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며 수평적 당정관계를 부인했다. 새누리당이 바야흐로 30년 전 도로 민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와 청와대가 대통령을 벌거숭이 임금님으로 만들어왔는데, 여당마저도 '임금님 옷이 멋지지 않은가' 하는 꼴이다. 유승민이 ‘임금님 옷이 이상하다’고 하다가 쫓겨난 게 자명해졌다.
청와대가 사면 방침을 발표했다. 국민대화합 차원의 사면은 좋다. 하지만 재벌 회장 등에 대한 사면이라면 언어도단이다. 얼마 전 성완종 사태 때 전 정권들의 기업인 사면을 극렬 비난하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경제 민주화 공약을 적극 지지했던 국민의 입장에서는 재벌 회장들에 대한 사면보다는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벌개혁이 더 시급하고 절실한 일이다. 한국의 보수는 지금 개혁보수로 가느냐 꼴통보수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김무성 대표는 취임 1주년을 맞아 오픈 프라이머리를 다시 주창했다. 국회의원을 권력자의 공천굴레에서 풀어주어야 이 땅의 정치행태가 바뀌는 것은 맞다. 지역감정에 기반한 양당 구도에서 국회의원은 실제로 국민이 뽑는 게 아니라 공천권자가 뽑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은 구조적으로 국민보다는 공천권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픈 프라이머리의 실시는 사실상 중앙당의 폐지를 의미한다, 중앙당의 모습이 지금과는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중앙당 및 당 대표직의 폐지는 당연히 오픈프라이머리의 전제 조건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기존의 중앙당 체제와 당 대표직을 고수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아무도 믿지 않는 이유다. 김 대표는 자기주장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조만간 현 지도부를 폐지하고 스스로 물러가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정혼란의 진원지는 야당이다. 야당은 지금 경제가 추락하고 민생이 파탄상태에 있는데 친노패권을 놓고 당권싸움, 즉 공천권 싸움에 여념이 없다. 원래 야당이 튼튼해야 여당도 긴장하고 정부도 정신 차리는데, 야당이 지리멸렬하니 여당과 정부도 함께 부실해지는 것이다. 대기업노조, 공기업노조, 전교조 등을 기반으로 한 친노패권은 작금의 그리스 사태에서 보여준 그리스 좌파들의 행태와 노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좌파 기득권인 그들은 우파 기득권인 재벌과 함께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중소기업을 쥐어짜면서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주도해온 주범들이 아닌가. 부디 야당은 건전하고 강한 야당으로 되살아나든가 아니면 해체되든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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