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열 칼럼] 행복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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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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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조사실장)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행복의 기원’이란 책을 쓴 서은국 교수는 행복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소개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을 부정한다. 사람은 생존과 번식을 위해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행복함을 느꼈던 과거의 구체적 경험을 자주 반복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면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친구나 가족과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수다를 떠는 것이다.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여러분 경제적으로 행복하세요.' 경제적인 측면으로 범위를 좁혀 행복하다고 느끼는지 질문해 보았다. 10명 중에 1.7명은 ‘그렇다’고 답변했지만, 4.9명은 ‘반반이다’, 3.4명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 있게 ‘경제적으로 행복하다’고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2명이 채 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2012년 현재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가입률이 15%에 불과한 60세 이상 고령자가 느끼는 노후에 대한 불안감은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많은 국민이 ‘경제적 불평등이 대단히 심각하다’고 느낀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평등해 질 것이다’는 설명에 대해 ‘그렇다’는 긍정적 답변은 10명 가운데 1명이 채 되지 않았다. 반면 ‘아니다’는 부정적 답변은 10명 중 7.7명에 달해 대다수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평등의 심화’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도 불평등이 커질수록 민주주의가 훼손됨은 물론 경제적 효율성도 떨어지는 등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고용불안이다. 우리 국민은 ‘고용 불안’을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다. 예를들어 ‘체감실업률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는 설명에 대해 ‘그렇다’는 답변이 10명 가운데 5.8명이나 됐다. ‘반반이다’는 2.3명, ‘아니다’는 1.9명에 불과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해마다 6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경제행복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앞에서 설명한 3개의 질문을 포함해 11개의 질문을 던지고, 답변결과를 토대로 지수를 도출한다. 2015년 상반기의 ‘경제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40.4점에 불과했다.

2012년 하반기 조사(40.4점) 이래 가장 낮은 점수(40.4점)를 기록한 것이다. 현재는 그렇다 치고 미래에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앞으로 경제적으로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 이에 대해 ‘그렇다’는 긍정적 답변은 10명 가운데 5.7명이었고, ‘아니다’는 부정적 답변은 4.3명에 달했다. 긍정적 답변(5.7명)이 부정적 답변(4.3명)보다 많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 긍정적 답변(5.7명)은 2007년에 이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소득, 고용, 물가, 분배 등 경제적 측면을 감안했을 때 여러분은 지금 행복함을 느끼시나요?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응답자들이 많은 원인은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경제적 불평등’‘고용 불안감’‘노후준비 부족’ 등이었다.

원인을 알면 문제를 풀 수 있다. 불평등과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고용의 안정성 제고, 노후불안 해소를 위한 지속적 노력이 요구된다. 추경 등 재정정책의 집행을 통해 경기 회복세를 체감하게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경기대응 노력도 필요하다.

경제적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연령별로 차별화됨에 따라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청년 일자리, 주택, 자녀교육, 노후준비, 노인 일자리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행복느낌 종합선물세트’를 잘 준비한 사람에게 나의 소중한 한 표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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