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고 싶어도 못가"…입명 대기자 5만2천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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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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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까지 21만3000명에 달할 듯…신체검사 기준을 강화 대책 검토

2015년 첫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한 입영 대상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징병검사에서 현역 판정을 받고도 입영을 못한 사람이 현재 5만2000여명에 달해 국회와 국방부, 병무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별한 조치가 없으면 2022년까지 21만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치가 나왔기 때문이다.

15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입영 적체로 병무민원상담소에만 '군대 좀 보내달라'는 민원 전화가 하루 1500여통에 달해 기본 업무마저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정부의 민원 인터넷인 '국민신문고'에도 관련 민원이 지난해 3550건에서 지난 5월 기준으로 2000여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입영 적체 현상이 자칫 사회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고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20세 남자 인구는 최대 규모지만 군 병력 규모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복무기간을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도록 했으나 2011년에 21개월로 재조정하면서 2만~3만명의 잉여 자원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청년 실업률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조기에 입대를 희망하는 사람이 느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대책으로 장병 신체검사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오는 9월부터 바뀌는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정부 때 출산율 저하 현상 등으로 현역병 자원이 크게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 징병검사에서 현역병 판정 기준을 완화했던 조치가 원상 회복된다.

내년 기준으로 현역병 가용 자원은 31만6000명인데 정작 군에서 필요한 현역병은 29만2000명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분석 결과 이런 현상은 2022년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그러나 체질량지수(BMI) 하한선(16)을 17로 상향해 7000~1만명 가량의 현역병을 보충역으로 돌리겠다는 계획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현역 입영 기피를 위해 고의로 단시일 내 고단백 식품을 섭취해 살을 찌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 산출한다. 예를 들어 키 159~160㎝인 사람의 BMI가 16~34.9, 161~195㎝인 사람이 30~34.9이면 3급 판정을 받아 현역으로 입영하게 된다.

국방부와 병무청도 이런 기피 행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키에 비해 몸무게가 과체중인 사람에 대해서는 보충역 처분을 내렸다고 하더라도 일정기간을 관찰해 재신검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20세 미만의 입영 인원을 최소화하는 대책도 추진하고 있다. 군 당국이 집계한 결과 자살 병사의 나이가 20세 미만인 경우가 50%에 달한다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 입영 적체 문제를 해소하고자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주요 방향은 BMI 지수와 질병·심신 장애의 판정 기준 등 현역 입영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영 적체 해소를 위해 지난해도 8598명을 추가 입대시킨 바 있다. 올해 9300명 추가 입대 예산으로 639억원이 필요하지만 279억원만 반영됐다.

올해 5000명, 내년 7000명을 추가 입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각각 147억원, 465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입영 적체 현상이 장기화하면 국방개혁 추진 논란과 병 복무기간 단축 요구 등이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미온적인 대책을 비난하면서 국가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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