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여고는 지난 14일 학부모들에게 보낸 학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에서 “서울교육청의 청문 과정을 거쳤고 교육부 장관의 동의로 최종 결정이 나게 되지만 이번에 실시한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에 따른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 결정을 받아들이고 당초 본교의 지역발전을 위한 설립취지에 맞춰 일반고로 돌아가 자사고로의 운영보다 더 훌륭한 교육목적을 달성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에 더 큰 보탬이 되는 명문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림여고는 가정통신문에서 17일 2015자사고 운영평가 결과에 대한 대책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학부모 총회를 개최한다고 안내했다.
미림여고는 가정통신문에서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과 중간 이탈생 발생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재단의 전폭적인 재정지원 등 많은 노력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매년 학생모집과 학생 충원의 어려움으로 학교 운영의 한계성을 느끼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며 “이제부터는 학생들이 앞으로 졸업할때까지 학교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림여고 비상대책위 학부모들은 이같은 학교측의 총회 소집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이 20일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한 결정을 내릴 예정으로 이를 앞두고 아직 결정이 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자체적으로 일반고 전환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하는 학교측의 저의에 대해 학부모들은 의혹을 보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직 서울교육청의 결정도 나기 전에 일반고 전환 방침을 다시 밝힌 학교의 의도가 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것인지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청 결정이 나기 전으로 평가 결과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학교의 안내가 맞지도 않을 뿐더러 교육청이 지정취소 요청을 하면 따르는 모양새를 취하면 될텐데도 왜 그같은 방침을 공개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느냐는 것이다.
교육청 처분은 아직 나지도 않았고 교육청이 지정 취소 요청을 하더라도 교육부가 동의해야 효력이 생겨 확정이 되더라도 내달까지 기댜려야 한다.
이같은 학교의 안내는 다시 한번 자사고 유지 의지가 없다는 뜻을 확고히 밝히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무력화하고 다른 학교들과는 달리 교육청에 혹시라도 2년 유예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지정취소 요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림여고 비대위는 미림여고가 학부모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학부모들은 15일에도 광화문 동화면세점의 재단 사무실을 방문해 이사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미림여고는 이미 교육청 청문이 열리기 전에도 학교 방송을 통해 평가 결과에 따라 지정취소가 되면 일반고 전환이 된다는 안내를 해 학부모들이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반고 전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번 서울교육청의 평가에서 미림여고는 세화여고, 경문고, 장훈고와 함께 기준 점수에 미달해 청문 절차를 거쳤다.
미림여고는 가정통신문에서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힌 것처럼 다른 세 학교와는 입장이 다르게 비쳐지고 있다.
다른 세 학교가 첫 청문에서 학교장이 참석하려다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추가 청문에 참석해 소명했지만 미림여고는 첫 청문에서 의견서 제출로 대신하면서 오히려 일반고 전환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예고대로 20일까지 자사고 평가와 관련해 네 학교를 대상으로 지정 취소 요청이나 2년 유예 등의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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