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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추진하는 마이너스대출 금리 공시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 은행의 대출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는 모습. .[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오는 9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키로 했던 마이너스대출 금리 공시가 늦춰질 전망이다. 각 은행별로 신용등급에 대한 기준이 다른 탓에 공시방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이너스대출도 주택담보대출처럼 금리 비교를 가능케 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것이 당초 금융당국의 방침이었지만 시스템 문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16일 "신용대출금리에서 마이너스대출만 별도로 추출하는 게 쉽지 않은데다 은행별 신용등급 산정기준을 일원화하는 작업 역시 어려움이 있다"며 "9월쯤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기를 확정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은행별로 각각 다른 기준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것인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마이너스대출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출금리 등 다른 안건에 대한 전산시스템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기업이나 가계가 급전 대비용으로 마이너스대출 이용이 늘고 있지만 은행별 금리가 공시되지 않아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공시를 추진해왔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금리를 정하는 것은 인정하는 대신 공시를 늘려 소비자 스스로 선택하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최근 두달 연속 1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마이너스대출은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은행별 평균 금리의 편차가 심하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국내 17개 은행 가운데 전북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가 연 7.6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씨티은행(7.39%)과 SC은행(6.59%) 등 외국계 은행이 뒤를 이었다.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전북은행과 가장 낮은 농협(4.16%)의 격차는 3.50%포인트였다.
금리공시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마이너스통장 금리 인하 속도 역시 주택담보대출 등에 비해 더뎠다. 전북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금리는 3년 전인 2012년 1분기에 비해 겨우 1.40%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산업은행과 씨티은행 역시 각각 1.63%포인트, 1.92%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 의원은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금리를 정하는 것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소비자들이 금리 적용 기준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는 건 아닌지, 합리적 기준으로 산정된 금리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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