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달 말 분리·독립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 티베트(시짱·西藏)자치구를 방문한다. 이는 주석 취임 이후 첫 번째 티베트 방문으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을 누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티베트 소식통을 인용, 최근 들어 티베트에 군경이 대폭 증원되고 거리 검문·검색도 강화됐다면서 1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티베트 시내에 무장한 장갑자가 순찰을 돌고 있고, 외지인의 티베트 방문 심사도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이는 시 주석의 티베트 방문을 위한 사전 준비 조치의 일환으로 풀이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시 주석은 부주석이던 지난 2011년 7월에 티베트를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이 성사될 경우 주석 취임 이후 최초의 티베트 방문이 된다. 소식통들은 시 주석의 이번 티베트 방문이 망명중인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을 철저히 지우려는 당국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달라이 라마의 80번째 생일(양력 7월6일)을 앞두고 한 달 전부터 '리틀 티베트'로 불리는 간쑤(甘肅)성, 쓰촨(四川)성, 칭하이성의 티베트인 집단 거주 지역에서 달라이 라마의 생일 축하 행사 등 군중집회를 일절 금지시켰다. 달라이 라마의 생일 축하 행사를 통해 중국의 강압통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그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고 티베트 사원에 중국 국가지도자들의 초상화와 오성홍기(중국 국기)를 걸도록 하는 등 티베트에 대한 사상적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티베트 지도자 계승 문제를 놓고도 중국과 달라이 라마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작년 9월과 10월 서구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14대인 자신이 마지막 달라이 라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달라이 라마가 자신의 후계자 선정 과정에 중국의 입김이 작용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 환생 여부는 현재 망명 중인 달라이 라마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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