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투자자만의 벤처조합 결성 가능해진다

금융위,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 활성화 방안' 발표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앞으로 민간투자자들만 참여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민간투자자가 벤처투자에 참여하는 경우 부여되는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한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은 신기술금융사를 경업할 수 있도록 했다. 벤처펀드 유동성공급자(LP) 지분이 거래되는 세컨더리마켓도 조성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19일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 투자금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후 관계부처와 함께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우선 금융위는 투자금융 조성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출자자만의 벤처투자조합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민간출자자만으로 벤처투자조합을 설립하고 싶어도 모태펀드의 출자 없이 설립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었다.

이에 벤처기업육성 특별조치법(벤특법)을 개정해 인수·합병, 세컨더리펀드 등 시장에서 수요가 충분한 분야의 경우 모태펀드 출자 없이도 벤처투자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순수 민간자금만의 벤처투자조합 설립으로 다양한 투자 구조 및 전략을 가진 벤처투자조합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간투자자에 대한 벤처투자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한다. 현재 성장사다리펀드는 중·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해 손실 발생시 민간투자자의 손실을 일부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손실흡수 외에 성장사다리펀드와 공동 투자하는 민간투자자에 대해 다양한 초과 수익을 향유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한 것이다. 

또 금융위는 투자금융 운용의 활성화를 위해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에 벤처조합과 유사한 수준으로 세제 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현재는 조세특례제한법에 열거된 투자기구가 아닌 펀드나 PEF 등을 통해 창업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별도의 세제지원이 없다. 이와 함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자에 대해 신기술금융사를 경업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우선 조합지분이 거래되는 세컨더리 마켓을 조성한다. 현재 벤처펀드 LP지분 등 펀드지분이 거래되는 세컨더리 시장은 국내에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상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내년까지 최소 3000억원 규모로 중개기관을 활용한 출자지분 중개 매매를 수행하는 세컨더리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는 민간매칭으로 2년간 각 1500억원(성장사다리 700억원, 민간 8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또 거래대상을 발굴하고 지분의 가치평가, 매도·매수자 간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세컨더리 전문 브로커도 육성한다. 전문 브로커에는 중소형 증권회사 등이 참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벤처 조합 관련 지분이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 조합지분 정부 집중과 거래 전문장터를 금융투자협회 KOTC-BB(비상장주식 호가 게시 플랫폼)에 개설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LP지분 거래를 제약하는 법령 및 투자규약 등을 개정해 출자 지분의 유동성을 높이고, 벤처펀드 참여를 촉진시킬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번 활성화 방안과 관련된 법령 등을 늦어도 연말까지 개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