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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1사1교 금융교육,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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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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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부 이정주 기자]

아주경제 이정주 기자 = 얼마 전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세미나에서 들은 한 경영학과 교수의 강연내용 중 인상 깊은 대목이 있었다. 그는 ‘연금저축 신탁’과 ‘연금저축 펀드’, 그리고 ‘연금저축 보험’이라는 3가지 상품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는지 청중에 물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연금저축’이라는 수식어를 빼면 신탁과 펀드는 자산증식형 상품인데 반해 보험은 위험관리가 목적인 상품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날 모인 청중의 대다수는 금융권 종사자였다.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도 이럴진대 과연 일반인은 이 차이를 인식할 수 있을까?

최근 금융감독원은 금융사와 초·중학교가 자매결연을 맺고 금융을 가르치는 ‘1사1교 금융교육’을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조기 금융교육의 필요성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왠지 개운치 않은 것은 금융교육에 사용할 예정인 교재 어느 곳에서도 위 3가지 상품을 구분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교재 내에서 보험 부분은 상품 특성에 따라 단순 나열에 그치고 있다. 어른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다는 보험의 특수성과 교육 대상자의 연령대를 고려해 구성했다는 설명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해마다 늘어나는 보험 관련 민원을 보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해 금융사 전체 민원 중 보험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56%에 달했다. 최근 3년간 금융사 소송 건수 전체의 97.2%는 보험 관련 소송이었다. 과도한 금융 분쟁이 금융 교육의 부재에서 야기된 측면이 있다는 금감원의 진단이 틀리지 않다면 해결책도 그에 맞게 제시돼야 한다.

금융 분쟁 수치는 일반인의 취약점과 교육의 당위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무형의 인프라인 금융교육을 통해 분쟁을 예방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백번 공감한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을 놓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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