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암호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한 상품 대금결제와 송금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이베이 산하에서 결제사업부문을 맡아 온 페이팔(Paypal)이 20일 오전9시(현지시간) IT관련 기업이 다수 포진한 미국 나스닥시장에 재상장한다. 페이팔은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로 해외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팔의 나스닥 종목코드는 ‘PYPL'로 2002년 이베이 산하에 흡수되기 전과 같은 종목코드를 선택했다. 페이팔이 제공하는 휴대폰 결제는 사전에 등록한 신용카드와 은행계좌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 세계 휴대폰 결제처리 금액은 매년 2배이상 증가하면서 올해 927조원 규모까지 성장해 거대시장을 형성했다. 이 거대시장을 두고 애플, 구글, 아마존 등 IT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기존 금융기관들은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페이팔의 나스닥 상장에 대해 “이베이에서 분리되면서 제약이 사라져 휴대폰 결제 사업을 한 층 더 강화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한다.
페이팔은 지난 3월 자사 홈페이지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김종대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페이팔의 한국어 서비스와 한국 진출은 연관이 없으며, 한국사람들은 이미 페이팔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이베이로부터 분리된 후 올해 3월에는 월마트와 제휴해 결제서비스를 제공해 온 페이디언트를 인수하고, 지난 7월 초에는 국제송금 서비스 업체 줌(Xoom)을 인수했다. 특히 줌은 미국 국내에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멕시코, 인도, 필리핀, 중국, 브라질 등 37개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페이팔은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집한 데이터와 막대한 자금의 흐름을 분석해 가맹점에게 성장자금을 융자하는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페이팔은 은행 면허가 없지만, 지방은행과 협업을 통해 융자 사업 실적 금액이 5억 달러에 달해 미국 금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금융업계의 경계를 의식한 빌 레디 페이팔 수석부사장은 “기존 금융기관과 적대관계가 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오리혀 협력해나갈 생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애플은 지난해 10월 미국 전역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한 휴대폰 결제 서비스에 뛰어들었으며, 현재 가맹점이 100만개를 넘어섰다. 애플페이는 지문인증과 근거리통신 기술을 활용해 카드회사로부터 0.15%의 수수료를 징수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구글도 지난 5월 수수료가 없는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를 발표했으며, 페이스북도 소액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또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도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지난 15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팔은 한국 시장 진출에 아직 소극적이어서 이번 나스닥 상장은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겠지만, 해외직구로 페이팔을 이용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도 있다"면서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에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