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리더가 바람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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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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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20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임원초청 특강’에서 한화그룹 임원들에게 ‘김성근감독의 야구와 조직리더십’을 주제로 한 조찬특강을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직원에게 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잠재력을 100%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며, 부모의 마음으로 직원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리더의 자세입니다.”

올해 프로야구 돌풍의 주역이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한화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20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임원초청 특강’에서 ‘김성근감독의 야구와 조직리더십’ 주제 강연을 통해 “후배를 키우기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시즌 중 이렇게 일찍 일어나본 적이 거의 없었다. 오랜만에 양복을 입어보니 체중이 6킬로 빠져선지 배가 홀쭉해서 옷이 안 맞는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한 김 감독은 “세상에서는 자신에게 ‘비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을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리더가 될 자격이 없다”며, “내가 욕을 먹더라도 나와 함께 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 감독은 펑고를 할 때 선수의 최대치를 이끌어 내는 방법으로 그가 할 수 있는 최대치에 맞추고 그 폭을 점차 넓혀 스스로 한계를 없애게 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한계를 넘어버리면 먼저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본인도 정에 약하지만, 그래서는 사람도 조직도 만들어 낼 수 없고, 비정해 보일지 모르지만 더 나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 강하게 하고 있다고 속내를 비쳤다. 약한 조직은 ‘사이좋게 지내는 조직’이라고 말하며, 조직은 공동의식을 나누는 것이고 공동체의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20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임원초청 특강’에서 한화그룹 임원들에게 ‘김성근감독의 야구와 조직리더십’을 주제로 한 조찬특강을 하고 있다.[사진=한화그룹 제공]


올해 한화의 새로운 도약의 실마리를 소개하면서, 김 감독은 오키나와 훈련캠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원래 연습경기 중에는 우리 팀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고 상대팀의 전력을 탐색하는데, 그날 어떤 팀과 연습경기 중 패색이 짙었고 선수들은 과거처럼 어깨가 축 쳐져 있어, 긴급하게 ‘이기자’는 작전지시를 내렸다. 드디어 8회에 역전했다”면서, “이를 통해 선수들에게 ‘하면 이길 수 있다’라는 승부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심어주었고 오늘 한화이글스의 모습을 만든 계기가 되게 아닌가 싶다”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올해 선수단 미팅을 세 번 했다고 소개했다.

첫 번째는 울산에서 롯데와의 경기인데 만원관중이었고, 패배한 뒤였다고 한다. 그는 선수들에게 “오늘 만원관중이 울산 분들 인줄 아느냐? 대전에서 오신 분들도 상당하다. 팬을 위해서 정신 차려라. 야구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프로선수로서 경기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말했다.

두 번째는 첫 5연패 후 미팅이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는 김 감독은 일체 야단을 치지 않고 선수들을 설득해 그 뒤 하루 종일 연습에 매진시킨 결과, 연패를 끊고 다시 승리를 시작했다며 때론 야단보다 격려가 중요함을 말했다. 야단치면 거리가 멀어지고, 신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지난 19일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중에도 훈련을 재개하면서 선수단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의 리더십에서 중요한 하나는 “감독이 ‘준비과정’과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준비는 누가 일일이 따지지 않기에 허술하게 할 수 있지만 결국 결과가 말을 해준다면서 리더가 준비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으면서 부하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리더로서의 준비자세와 결과가 나쁠 때 책임은 고스란히 리더가 지는 것이지 부하들에게 책임전가하지 말라”고 자리에 참석한 임원들에게 강조했다.

또한 모든 선수들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감독은 그 하나하나를 들여다보고 관심을 가져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며, “경기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혼자서 1~2시간 정도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대책과 함께 결론은 항상 ‘김성근 정신차려라’로 결론 내린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 부하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하니깐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니깐 강한 것”이다며 “리더가 바람(역경)을 피하면 그 바람은 아랫사람과 조직에 향한다”며 결국 리더가 앞장서 맞서고 피하지 않는 자세로 이겨내야 한다“는 말로 리더의 인내심을 강조했다.

또한 모든 것이 끝날 때, 즉 조직에서 언젠가 나올 때 “남겨둔 일 없이 깨끗하고 미련 없이 할 수 있도록 있는 동안에 전력투구하고 마치자”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리더의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윤인철 한화테크윈 상무는 “강연을 듣고 지금까지 리더로서의 자세보다는 후배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상사가 되려 행동했던 것은 아닌가 스스로 되돌아보고, 조직의 목표와 동료와 후배 개개인의 발전이 있어야 결국 성공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 임원조찬특강은 2004년부터 전 계열사 대표이사 및 상무보 이상 임원을 대상으로 매달 한 번씩 열린다. 간단한 조식 후 100여 분간 사회 저명인사, 경영 및 혁신 관련 전문가, 인문학,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김 감독 특강에는 김연배 한화생명 부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 등 계열사 대표이사 및 임원 400명이 참석했다. 또, 지난 6월말 한화의 가족이 된 한화테크윈 김철교 사장을 비롯해 한화탈레스,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빅딜 4사 대표이사 및 임원 90여명도 강연을 경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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